'업사이드 푸즈'와 '굿 미트', 농무부 승인 받아
기업 150여곳 배양육 개발중…"여러 과학·경제적 장애물 넘어야"
세포에서 배양된 닭고기가 미국의 저녁 식탁에 오를 수 있게 됐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1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 농무부(USDA)는 이날 '업사이드 푸즈'(Upside Foods)와 식품 기술기업 '잇 저스트'(Eat Just) 계열사 '굿 미트'(Good Meat) 등 배양육 스타트업 2곳에서 생산한 세포 배양 닭고기의 일반 소비자 판매를 처음으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동물을 도축하지 않고 지구 훼손을 줄이면서 증가하는 글로벌 육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과학자들과 기업이 개발한 닭고기를 맛볼 수 있게 됐다고 WSJ은 전했다.
농무부의 이번 승인에 앞서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이들 스타트업의 배양 닭고기의 시장 출하를 위한 식품 안전성을 승인한 바 있다.
'잇 저스트'의 최고경영자(CEO) 조시 테트릭은 "미국에서 배양육의 생산과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이번 발표는 우리 회사와 산업계, 식품 체계 모두에 중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유명 셰프이자 기아 퇴치 운동가인 호세 안드레스가 워싱턴DC에 있는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굿 미트'의 배양육을 처음으로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업사이드 푸즈'의 CEO 우마 발레티도 "미국 소비자들에게 배양육을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번 승인은 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 대변인은 "기업의 식품 안전 시스템에 대한 평가를 포함해 엄격한 과정을 거쳐 승인됐다"고 밝혔다.
배양육은 일반적으로 특정 가금류와 가축 세포에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바이오리액터(생물반응기)에서 영양분과 산소를 제공해 배양한 고기를 말한다.
현재 150개 이상의 기업이 유명 투자자와 기존 육류 대기업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자금투자를 받아 배양육 개발과 생산에 나선 상태다.
배양육 지지자들은 배양육이 엄청난 토지와 물이 필요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가축 사육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데이비스)는 지난달 세포배양 소고기를 생산하려면 일반 소고기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수 있는 데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더 많을 수 있다면서 어떤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 급성장하는 세포배양 육류와 해산물 산업은 전통적으로 생산된 육류, 해산물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충분한 양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과학·경제적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업계와 투자자 등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소량의 배양육 생산에는 성공했지만, 대량생산은 이보다 훨씬 어려운 데다 일반 소비자가 이를 받아들이고 구매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식물성 육류는 성장세가 약화하면서 투자도 둔화한 상태다.
'굿 미트'는 현재 배양육 판매를 승인하는 유일한 국가인 싱가포르에서 연간 5천파운드(약 2천267㎏) 정도를 판매하고 있는 데 비해 올해 전 세계 육류 생산은 3억5천만t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