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주말 에세이] 장애인 이야기

지역뉴스 | | 2023-06-20 13:20:00

주말 에세이, 제이슨 최 수필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제이슨 (최 수필가)

한국인으로서 장애인이면서도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분들로는 미국에서 차관보를 지낸 앞을 보지 못했던 강영우박사, 소아마비로 걷지 못하면서도 카이스트대학의 교수가 된 세계적인 수학자 김인강교수, 영문학자와 문인으로 널리 알려진 서강대학의 장영희교수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훌륭한 장애인들이 많이 있지만 또 한사람은 피부근염이란 희귀병으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유펜(Univ. of Pennsylvania)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금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서부지역 본부 모기지 담당 부사장으로 있는 금융인 브라이언 최도 있다. 브라이언은 꾸준히 성장하면 훗날 김용 총재의 뒤를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두번째 세계은행 총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젊은이의 미래란 그렇지 않은가?

한국과 미국의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란 그 차이를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한국에서 휠체어를 탔던 K씨는 어느 날 집앞 골목에서 친구들이 고무줄놀이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외출에서 돌아오던 옆집 영희 엄마가 “너 저런 병신하고 놀지 말랬잖아!”하며 영희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들어가 버리더라는 것이다. 그 후 K는 자기 방에서 밖에 나가지 않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K의 부모는 아버지가 대령으로 삼팔선을 지키는 어느 전방 부대장이었는데 바로 전역을 하고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와서 K를 잘 키워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고 훌륭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요즘은 한국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정부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미국에 비하면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브라이언의 중고등학교 시절엔 “저런 병신하고 놀지 말랬잖아!”가 아니라 미국 친구들이 주말이면 브라이언 집에 놀러 와서 함께 먹고 자고 뒹굴며 지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미국친구의 어머니는 “나는 네가 브라이언의 친구라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단다”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적어도 미국에선 장애인이라고 해서 조금도 차별받지 않는 것은 물론 인식 자체가 다르다.

다만 장애아를 가진 부모나 그 가족들의 삶이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어렵고 힘들다. 장애아를 돌본다는 것은 단순하고 일시적인 감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적 공감대와 스스로의 인생을 공유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세상에 장애아를 둔 부모가 어찌 이들 뿐이겠는가 마는, 특히 브라이언의 경우 한국에서 네 살 때까진 평범한 가정에서 건강하게 잘 자라던 아이였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피부근염이란 희귀병 진단을 받았고, 그의 부모는 전 재산을 털어 병을 고쳐보려 애를 썼지만 고칠 수가 없어 장애인의 천국이라는 미국으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35년여 전 당시 한국에서는 유전이나 전염이 없는 병인데도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만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거절당하던 시절이었다.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하루 종일 아이를 곁에서 돌보겠다고 무릎을 꿇고 사정해보았지만 끝내 입학을 거절 당했다고 한다. 브라이언은 그런 사정으로 미국으로 온 사람이다. 

브라이언을 데리고 온 엄마가 미국의 초등학교에 입학을 시키려고 찾아가자 상담선생님은 아무 조건 없이 받아주었고, 영어가 부족하니 당분간 ESL 클래스에 들어가서 영어를 먼저 익힌 다음에 정규수업을 들으면 된다고 친절히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매일 등하교는 스쿨버스가 데리러 오고 데려다 준다는 것이었다. 브라이언의 어머니 헬렌은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아 미국으로 왔는데… 얼마나 고마운지 눈물이 나더라고 그때를 회상했다. 

헬렌은 자신도 대학원까지 공부를 해본 사람이라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아는 분이었다. 형편이 넉넉지는 못했지만 생활비를 줄이고 옆집의 대학생에게 부탁해서 영어공부 과외를 시켜 좋은 성적으로 초중고를 마치고 유펜으로 보냈다. 자칫 한국에서 버림(?)받고 사회적 약자로 불행하게 살아가야했을 수도 있었던 브라이언을 미국으로 데려와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토록 한 브라이언의 어머니 헬렌과 모든 장애인들의 어머니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반면에 장애인들도 자신의 오늘이 있기까지 눈물로 기도하고, 숭고한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어머니들의 은혜를 결코 잊지는 말아야겠다. 

[주말 에세이] 장애인 이야기
제이슨 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틱톡, 19일부터 미국서 기존 이용자 서비스도 완전 중단”
“틱톡, 19일부터 미국서 기존 이용자 서비스도 완전 중단”

미국 내에서 '틱톡 금지법'이 발효되는 19일부터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미국 내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소식통은 연방

애틀랜타 국립 축구훈련센터 공사 ’착착’
애틀랜타 국립 축구훈련센터 공사 ’착착’

올 봄 개장 목표 막바지 공사 관련 인원 160여명 ATL 이주 내년 북중미 축구 월드컵을 앞두고 올해 봄 개장을 목표로 애틀랜타에 건설 중인 아서 M 불랭크 국립 축구훈련센터 공

공공주택서 사고나면 누구 책임?
공공주택서 사고나면 누구 책임?

주택관리기관 면책 여부 논쟁1,2심은 손해배상 소송 기각 주대법,하급심 판결 깨고 심리  조지아 대법원이 공공주택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 해당 지역정부 주택관리기관에게 과실책임 면

트랜스젠더 차별 인정∙∙∙규제는 찬성
트랜스젠더 차별 인정∙∙∙규제는 찬성

▪AJC 조지아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 트랜스젠더에 이중적 태도절반 “총격사건 피해” 우려 학교안전대책 “금속탐지기” 이번주 회기를 시작한 조지아 주의회의 주요 쟁점은 단연 트랜스젠

왈렉, 주 법무장관에 명예고문 임명장 수여
왈렉, 주 법무장관에 명예고문 임명장 수여

14일, 법무부 장관실에서 수여식 진행아시안 커뮤니티 안전 강화에 앞장서 왈렉(세계아시안사법기관자문위원회, 회장 민정기)이 지난 14일 조지아주 법무부 장관실에서 크리스 카 법무장

2025 조지아 헬스 파이어니어 장학 프로그램 접수
2025 조지아 헬스 파이어니어 장학 프로그램 접수

헬스케어 관련 전공 대학생 지원1인당 500불 장학금 후원 예정 핏인모션 물리치료 재활병원과 프리마 성형외과 센터 등 한인 병원과 사업체에서 후원하는 2025 조지아 헬스 파이어니

이-하마스, 가자지구 휴전 합의…전쟁 발발 15개월만
이-하마스, 가자지구 휴전 합의…전쟁 발발 15개월만

하마스, 첫 단계서 여성·어린이·고령자 인질 33명 석방이스라엘은 병력 물리고 인질 1명당 팔 수감자 30∼50명 석방이스라엘 내각이 16일 표결서 승인해야 휴전안 발효 가자지구의

“채소 많이 섭취하면 노년기 인지 저하 속도 늦춰”
“채소 많이 섭취하면 노년기 인지 저하 속도 늦춰”

■치매 위험 줄이는 15가지 과학적 방법“ 비만은 치매 위험 요인… 규칙적 운동을대상포진 등 바이러스 예방 백신 맞아야매일 종합비타민 섭취… 청력보호도 중요” <사진=Shut

김의성, 나훈아 저격글?  “딱 봐도 훌륭한 어른”  의미심장
김의성, 나훈아 저격글? “딱 봐도 훌륭한 어른” 의미심장

사진=스타뉴스, 김의성 SNS 배우 김의성이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근황을 알렸다.김의성은 15일 “딱 봐도 훌륭한 어른. #중증외상센터”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캐릭터 스틸을 공개했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전년대비 2.9%↑…예상 부합

근원물가 상승률은 3.2%로 예상 밑돌아…인플레 정체에도 시장은 '안도'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로 반등하며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미국의 물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