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비 등 고정비 증가탓 “저소득 일자리만 늘어나”
다수의 미국인들이 빚을 내지 않으면 400달러의 비상금 마련도 어렵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경제정보업체 모닝컨설트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400달러의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했을 때 이를 부담하기 힘들다고 밝힌 사람들의 비중은 무려 52%에 달했다. 특히 35%의 사람들은 빚을 내면 비용 부담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17%의 사람들은 400달러 돈 마련을 위해 채무를 늘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세계 최고 강대국인 미국인 중 약 50%가 400달러를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상황인 것이다. 모닝컨설트의 이번 조사는 4월 12일부터 16일까지 1만1,000명 이상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비상금 마련이 어려운 것은 렌트비, 의료보험 같은 매달 들어가는 고정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나타난 역대급 인플레이션의 결과로 미국 전역의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세입자들은 연소득의 30% 이상을 집에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이 결과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연 5만~10만달러를 버는 중산층들도 400달러 비상금 부담이 어려워졌다.
존 리어 모닝컨설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팬데믹이 종료되는 약 2년의 기간 동안 일자리 성장이 강하다는 경제 지표를 보았지만 이는 저소득 직업에 그쳤다”며 “극도로 취약한 상태에 직면한 미국인들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