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엘리트 학원
첫광고

[삶과 생각] 자랑스런 아버지

지역뉴스 | | 2023-06-06 12:00:48

삶과 생각, 한태일 목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한태일(목사)

얼마 전에 이런 글을 읽었다.

“늙으신 아버지를 귀찮아하던 한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모든 걸 잊어버리셨죠. 항상 똑같은 말만 반복하셨습니다. 어느 날 아들은 병원 벤치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옆에 계신 아버지가 나무 위 새를 보시더니 갑자기 물으셨습니다.

“저게 무슨 새니?“ 아들은 힐끗 보고는 대답했습니다. “아버지, 저건 참새예요” 조금 있다가 아버지는 또 물으셨습니다. “저게 무슨 새니?“ 아들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씀드렸잖아요, 참새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조금 지나 아버지는 계속 눈길이 가는지 다시 한번 물으셨습니다. “저게 무슨 새니?” 아들은 책을 탁 내던지며 소리를 질렀어요. “참새요, 참새라니까요!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으시겠어요!“

아버지는 깜짝 놀란 듯 멍하니 아들을 쳐다보았어요. 그리곤 시선이 아래로 향하더니 더 이상 말이 없으셨습니다. 오래지 않아 기력이 쇠약해진 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아들은 유품을 정리하다가 빛바랜 일기장을 발견했어요. 아버지의 젊은 시절 일기였습니다. 무심코 일기장을 펼쳐보던 아들은 이내 손이 굳었습니다. 일기장에 이렇게 쓰인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 3살 된 아들과 공원에 갔다. 참새가 날아오더니 아들 머리 위 나뭇가지에 앉았다. 아들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었다. “아빠, 저게 무슨 새에요?” “아들아, 저건 참새란다“ 아들은 흥미진진해 하며 스물 한 번이나 물었다. 나는 한 번, 또 한 번 자상하게 대답해줬다. “우리 아들, 천진하기도 하지! 저건 참새란다” 아들은 웃으며 즐거워했다. 아버지의 낡은 일기장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아들은 얼굴을 가리고 목놓아 울었습니다.”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장성 리처드 S. 위트컴은 당시 군수사령관이었다. 1952년 11월27일, 부산역 건너편 판자촌에 큰 불이 났다. 집도 변변히 없어 노숙자에 가까운 생활을 하던 피난민들은 부산역과 인근에 있는 시장 점포 등이 유일한 자리였는데 대화재로 오갈 데가 없게 됐다. 입을 옷은커녕 먹을 것조차 없었다.

이때 위트컴 장군은 군법을 어기고 군수창고를 열어 군용 담요와 군복, 먹을 것을 3만 명의 피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이 일로 장군은 연방 의회 청문회에 불려갔다. 그리고 의원들의 쏟아지는 질책에 장군은 조용히 말했다. 

“우리 미군은 전쟁에서 반드시 이겨야하지만 미군이 주둔하는 곳의 사람들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그들을 돕고 구하는 것 또한 우리의 임무입니다. 주둔지의 민심을 얻지 못하면 우리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고, 이기더라도 훗날 그 승리의 의미는 쇠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하자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 오래도록 박수를 쳤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뒤 장군은 휴전이 되고도 돌아가지 않고, 군수기지가 있던 곳을 이승만 정부에 돌려주면서 “이곳에 반드시 대학을 세워 달라“고 요청하였다. 부산대학이 설립된 배경이다. 그리고 장군은 메리놀 병원을 세웠다. 병원기금 마련을 위해 그는 갓에 도포를 걸치고 이 땅에 기부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애썼다. 사람들은 “장군이 체신없이 왜 저러느냐”고 수군댔지만 개의치 않았고 온 마음과 힘을 쏟았다. 전쟁 기간 틈틈이 고아들을 도와온 위트컴 장군은 고아원을 지극 정성으로 운영하던 한묘숙 여사와 결혼했다. 장군이 전쟁고아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연유다.

6월을 맞이했다. 6월은 아버지날과 6.25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달이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막중하다. 아버지들은 어머니들보다 더 넓고, 높고, 깊고, 큰마음을 가져야 한다.

자랑스러운 아버지들이여! 믿음으로 자신과 가정을 세우고,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하나님의 기쁨이 되기를 바라고 기도한다. 자녀들이여! 속히 철이 들어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며 따를 수 있기 바란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켐프 주지사, 아시안 커뮤니티에 음력설 선포문
켐프 주지사, 아시안 커뮤니티에 음력설 선포문

홍수정 의원 결의문 발의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15일 주청사 주지사 사무실에서 아시안커뮤니티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9일로 다가온 음력설(Lunar New Year

극우 세력의 놀이터로 변질된 한인회관
극우 세력의 놀이터로 변질된 한인회관

한인회칙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극우인사 정치 집회 장소로 전락  동포들의 정성어린 성금으로 건립된 애틀랜타 한인회관이 극우 인사들의 단골 집회장소로 변질되면서 한인사회의 우려가

애틀랜타, 강간범죄 증가...살인범죄는 감소
애틀랜타, 강간범죄 증가...살인범죄는 감소

대부분 다툼 커져 살인으로 이어져취업 프로젝트, 범죄율 감소에 한몫 애틀랜타내 살인범죄율이 2023년 대비 2024년 감소했다. 다린 쉬어바움 애틀랜타 경찰청장에 따르면, 강간범죄

유니온시티, 급성장 도시 전국 네번째
유니온시티, 급성장 도시 전국 네번째

고뱅킹레이트…인구 8년간 30% ↑5년간 신규일자리 1만4천여개  풀턴 카운티 유니온 시티가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외도시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최근 금융전문 온라인 사

“틱톡, 19일부터 미국서 기존 이용자 서비스도 완전 중단”
“틱톡, 19일부터 미국서 기존 이용자 서비스도 완전 중단”

미국 내에서 '틱톡 금지법'이 발효되는 19일부터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미국 내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소식통은 연방

애틀랜타 국립 축구훈련센터 공사 ’착착’
애틀랜타 국립 축구훈련센터 공사 ’착착’

올 봄 개장 목표 막바지 공사 관련 인원 160여명 ATL 이주 내년 북중미 축구 월드컵을 앞두고 올해 봄 개장을 목표로 애틀랜타에 건설 중인 아서 M 불랭크 국립 축구훈련센터 공

공공주택서 사고나면 누구 책임?
공공주택서 사고나면 누구 책임?

주택관리기관 면책 여부 논쟁1,2심은 손해배상 소송 기각 주대법,하급심 판결 깨고 심리  조지아 대법원이 공공주택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 해당 지역정부 주택관리기관에게 과실책임 면

트랜스젠더 차별 인정∙∙∙규제는 찬성
트랜스젠더 차별 인정∙∙∙규제는 찬성

▪AJC 조지아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 트랜스젠더에 이중적 태도절반 “총격사건 피해” 우려 학교안전대책 “금속탐지기” 이번주 회기를 시작한 조지아 주의회의 주요 쟁점은 단연 트랜스젠

왈렉, 주 법무장관에 명예고문 임명장 수여
왈렉, 주 법무장관에 명예고문 임명장 수여

14일, 법무부 장관실에서 수여식 진행아시안 커뮤니티 안전 강화에 앞장서 왈렉(세계아시안사법기관자문위원회, 회장 민정기)이 지난 14일 조지아주 법무부 장관실에서 크리스 카 법무장

2025 조지아 헬스 파이어니어 장학 프로그램 접수
2025 조지아 헬스 파이어니어 장학 프로그램 접수

헬스케어 관련 전공 대학생 지원1인당 500불 장학금 후원 예정 핏인모션 물리치료 재활병원과 프리마 성형외과 센터 등 한인 병원과 사업체에서 후원하는 2025 조지아 헬스 파이어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