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비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공사에 필요한 자재비와 인건비가 크게 오른 것이 원인이다.‘2022 하우즈&홈’(2022 Houzz&Home)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지난해 평균 리모델링 비용은 직전 3년 평균치보다 50%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모델링은 주택 가치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사는 동안 편리함도 제공하지만 일부 리모델링은 오히려 주택 가치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한번 실시된 리모델링은 되돌리는 일이 불가능하다. 리모델링을 시행하기 전에 주택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의해서 고려해야 한다. 온라인 재정정보업체 고우뱅킹레잇닷컴이 주택 소유주가 후회하기 쉬운 리모델링 항목을 골라봤다.
리모델링, 한번 공사하면 되돌릴 수 없어 주의해야
‘게임 룸·차고 개조·옷장 개조’공사는 가치 떨어뜨려
◇ 게임 룸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은 집안에 게임 룸을 두는 것이 로망이다. 자녀가 없더라도 이른바 ‘키덜트’ 주택 소유주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게임 룸을 꾸미고 싶어 한다. 게임 룸은 당구대 또는 아케이드 게임기 등이 갖춰진 실내 놀이 공간이다.
리모델링 업계에 따르면 실내조명까지 신경 쓸 경우 게임 룸을 꾸미는 공사에 적어도 4,500달러가 들어가는데 주택 가치 상승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 타라 스폴딩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게임 룸 리모델링 공사는 실내 공간 용도를 제한하는 공사”라며 “집을 팔 때 게임 룸에 대한 바이어의 ‘호불호’가 뚜렷하기 때문에 제값을 받기도 힘들다”라고 조언하다.
◇ 차고 개조
부족한 실내 공간을 해결하기 위한 리모델링으로 차고 개조 공사가 있다. 침실이 부족할 경우 차고 일부를 침실로 개조하고 리빙룸을 차고까지 넓혀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도 한다. 차고를 실내 공간으로 개조하는 공사에는 적지 않은 공사비가 들어간다. 업계에 따르면 차고 개조 공사에 평균 3만 달러의 공사비가 필요하고 관할 시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공사 기간이 길고 절차도 까다롭다.
차고 개조 공사의 가장 큰 문제는 주택 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차고는 처음부터 실내 공간으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내 공간으로 개조하면 실내 구조가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밖에서 봐도 차고가 있어야 할 자리에 침실이나 실내 공간이 자리 잡고 있어서 건물의 첫인상인 ‘커브 어필’이 떨어진다.
◇ 스파 욕조
팬데믹 기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집에서 피로를 풀 수 있는 리모델링이 인기를 끌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스파 기능이 있는 욕조다. 스파 욕조는 일반 욕조와 달리 욕조 벽을 통해 샤워기처럼 물과 거품이 뿜어져 나오는 욕조다. 고된 하루의 피로를 풀기에 좋은 시설처럼 보이지만 설치 뒤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스파 욕조의 가장 큰 단점은 일반 욕조보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청소하기가 불편해 이물질이 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주택 가치를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또 일반 욕조에 비해 물 사용량이 많아 유틸리티 비용을 높이는 주범이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스파 욕조보다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샤워헤드 교체를 추천한다. 일반 샤워 헤드보다 크고 마치 비를 뿌리듯 물을 공급하는 ‘레인폴 샤워헤드’(Rainfall Showerhead)는 고급 호텔이나 스파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에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 선룸
선룸은 실외 공간을 실내 공간처럼 사용하기 위해 추가하는 주택 구조물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유행처럼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선룸은 정원에 설치된 별도의 구조물로 벽 대부분이 유리로 되어 있어 채광 효과가 좋다. 실내 정원 또는 운동 공간, 엔터테인먼트 룸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되는데 집을 팔 때 비용 회수율은 매우 낮다.
조사에 따르면 선룸 설치에 평균 7만 5,000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집을 팔 때 건질 수 있는 비용은 평균 3만 5,000달러로 오히려 손해다. 선룸 대신 부모님이나 손님이 묶을 수 있도록 욕실과 화장실 시설이 별도로 갖춰진 ‘별채’(ADU) 공사의 주택 가치 상승 효과 큰 것으로 알려져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 옷장 개조
미국 대부분 주택은 침실에 별도의 옷장 공간이 딸려 있다. 큰 옷장의 경우 작은 침실로 사용해도 될 정도로 면적이 넉넉하다.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가 늘면서 옷장의 용도를 개조하는 리모델링이 유행처럼 번졌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옷장을 홈 오피스로 꾸미는 ‘클로피스’ 공사다. 여전히 옷장을 홈 오피스로 전용하는 집이 많고 일부는 옷장을 터서 욕실을 넓히는 공사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옷장 개조 공사는 사용하는 데 편리할 수 있지만 집을 파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공사다. 옷장을 주택이 갖춰야 할 필수 공간으로 여기는 바이어가 많고 옷장이 없는 침실은 침실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모로 주택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지상 수영장
‘수영장 있는 집에서 한번 살아봤으면’하는 꿈이 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은 곧 다가올 여름 방학 동안 아이들이 뒷마당 수영장에 신나게 노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그저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수영장 공사는 그저 상상에 그쳐야 할 때가 많다. 공사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수영장 대신 설치비가 훨씬 저렴하고 설치도 간단한 지상 수영장을 들여놓는 가정이 있다.
일반 수영장을 선호하는 바이어와 그렇지 않는 바이어가 각각 절반정도인 반면 지상 수영장의 경우 비선호도가 더 높은 편이다. 뒷마당의 많은 공간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미관을 해치는 구조물처럼 여겨져 집을 팔 때 정리 대상 1순위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