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이베이도 가세
“나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으면 비디오 게임 대신 라이브 쇼핑을 한다.”
미국에서 라이프 쇼핑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라이브 쇼핑은 판매자와 시청자가 실시간 소통하며 상품을 거래하는 양방향 온라인 쇼핑이다.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상품을 소개, 판매하는 기존 홈쇼핑과 구별된다.
지난해 가을 한국의 네이버에 인수된 북미 최대 C2C(개인 간 거래) 커뮤니티 ‘포쉬마크’는 지난달 현지에서 라이브 쇼핑 플랫폼 ‘포쉬쇼’를 출범했다. 기업뿐 아니라 일반 개인도 포쉬쇼를 통해 물건을 사고팔 수 있다. 소비자는 실시간으로 판매자에게 상품 관련 문의를 하고, 판매자는 바로 이에 응답할 수 있다. 포쉬마크는 올해에만 매출 320억달러를 올릴 것으로 컨설팅 기업 코어사이트 리서치는 전망했다.
TV 쇼핑채널 QVC의 모회사 큐레이트도 최근 Z세대를 겨냥한 라이브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순’을 출시했다.
유통 공룡들도 라이브 쇼핑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월마트, 유튜브, 이베이는 지난해 라이브 쇼핑 기능을 새로 추가하거나 확장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연례 할인 행사 ‘프라임 데이’ 때 유명 배우 케빈 하트까지 섭외해 자사 라이브 쇼핑 홍보에 나섰다.
이 분야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고 있다. 스타트업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투자업계는 지난해 미국의 라이브 커머스 업계에 3억8,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2020년 투자액 3,600만달러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미국 내 이 같은 라이브 쇼핑 열풍은 중국에 비하면 늦게 시작된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알리바바는 2016년부터 일찌감치 생방송 판매 플랫폼 ‘타오바오 라이브’를 출시했다. 중국 라이브 쇼핑 시장은 올해에만 6,470억달러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에 비하면 미국의 라이브 쇼핑 시장은 이제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지난해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의 설문조사에서 성인 78%가 아직은 라이브 쇼핑에 참여해본 적 없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제 미국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쇼핑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높아진 만큼 라이브 쇼핑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리조나주에 사는 블로거 AJ 존슨(36)은 라이브 쇼핑 앱 ‘숍숍스’를 거의 매일 이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앱에서 단순히 물건을 사는 데서 나아가 쇼핑 진행자나 다른 고객과 대화를 나누며 교류하기 시작했다. 존슨은 “어떤 사람은 비디오 게임을 하지만 나는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을 시청한다. (라이브 쇼핑은) 탈출구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