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삶과 생각] 가족이 아픔인 당신에게

지역뉴스 | | 2023-05-09 14:10:51

삶과 생각, 모니카 이 심리상담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모니카 이(심리상담가)

가정의 소중함과 의미를 되새기는 5월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5월에는 연말처럼 상담 문의가 급증한다. 가정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가족에게 눌렸던 아픈 상처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듯하다. 어떤 이에게는 가정이 힘든 몸과 마음이 쉬는 베이스캠프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상처의 공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내담자들이 신체적인 학대나 버려지고 방치되는 상처를 받은 곳은 낯선 이가 아니라 바로 가까운 가족으로부터이다. 존중과 돌봄을 받아야할 배우자에게 언어폭행, 구타, 때론 목 졸림을 당하거나, 인정받고 격려 받아야할 부모로부터 폭력과 비난, 또는 무관심을 받았다.

술만 먹으면 집안 살림을 때려 부수고 엄마를 구타하던 아버지를 피해 어린 동생과 이웃집에 피신했던 어린 시절 레퍼토리는 생각보다 많다. 안타깝게도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이가 성인이 된 후 익숙한 환경을 만드는 사람에게 끌리고, 피해자나 가해자가 되어 가정폭력의 수레바퀴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나쁜 남편 흉을 어린 자녀에게 쏟아내며 신세 한탄하던 엄마에 대한 기억들도 자주 다뤄진다. 자녀에게 넋두리하면 그 때는 위로가 될지 몰라도 자녀가 받는 부정적 영향력은 생각보다 치명적이다. 가족치료에서 그 자녀는 ‘심정적 배우자’로 불리는데, 그는 엄마의 안경을 통해 아버지를 보게 되고, 아버지에게 커다란 분노와 적개심을 갖고 성장한다. 딸인 경우 왜곡된 남성상을 가지고 남성 상사와 갈등하거나 연애하기 힘들기 쉽고, 아들인 경우 아내와 시어머니 사이에 삼각관계로 끼어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기 쉽다.

“난 절대로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싫어하던 아버지 모습이 내안에서 보일 때 느낀 자괴감과 절망이 힘들어서 상담을 찾았다”던 내담자의 고백이 떠오른다. 

가정의 달에 한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언제까지 바꿀 수 없는 과거의 상처로 자신을 괴롭히렵니까?”  

미움과 분노를 품고 살면 결코 행복하고 건강할 수 없다. 누군가를 미워해본 사람은 알지만 그것은 몸 안에 독소를 만들어 스스로를 해친다. 많은 이들이 실제로 상처의 ‘신체화’를 호소한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현재를 살고 있는 소중한 나를 자해하는 것을 이제 멈추길 부탁드린다. 

‘용서해야죠’라는 말은 감히 할 수 없다. 용서는 흘러넘치는 것이지 결코 목적이 될 수 없다. 그것은 머리로 하는 ‘Let Go’가 아니다. 이제는 힘 있는 성인이 된 내가 힘없고 상처 입은 내면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위로해주는 ‘프로세스’이다. 상처 준 가족도 그의 부모에게 학대당한 피해자임을 받아들이면 그를 향한 작은 긍휼함과 측은함이 피어날 것이다.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소중한 ‘나’를 위해 이제 그 사람을 놓아주자.

내면에 가득한 분노와 아픔을 대면하고 상처 준 그 사람을 ‘굿바이’ 애도하며 떠나보낼 때 비로소 우리는 그 사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책이나 강의, 또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느리지만 선물처럼 다가오는 치유를 경험할 수 있고, 그때 비로소 상처 준 사람에게 새로운 관계로 ‘헬로우’할 수 있게 된다.

가정의 달 5월 아침에 도종환의 시를 가족이 아픔인 당신에게 바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도 작은 꽃들을 피워온 당신 안에  한 그루 치유나무를 발견하길 소망하며.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슨스 역주행 참사…한인 부부와 태아까지 숨져]애슨스에서 26세 운전자의 역주행 사고로 차량 3대가 연쇄 충돌하며, 마지막 차량에 타고 있던 한인 최순훈씨가 현장에서 숨지고 임신

‘얼리 디시전’ 합격 후 포기?… 불이익 따를 수도
‘얼리 디시전’ 합격 후 포기?… 불이익 따를 수도

합격 시 반드시 등록 조건한 곳만 지원·수주 내 등록    대학 입학 전형은 크게 조기 전형과 정시 지원, 그리고 공석 발생 시 선발하는 ‘롤링 어드미션’(Rolling Admis

고등학교 성적 인플레… SAT 점수 중요성 다시 부각
고등학교 성적 인플레… SAT 점수 중요성 다시 부각

점수 요구 상위권 대학 ↑점수 제출 신중히 고려중간 50% 점수 목표로평소 연습·응시 3~4회  대학입학 표준화 시험 점수를 다시 요구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 입시 전문가

잃어버린 피부감각 되찾아준다… 유방재건, 의외의 효과
잃어버린 피부감각 되찾아준다… 유방재건, 의외의 효과

■ 홍기용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유방재건, 2015년 건보 적용 10년만에 60% 넘어끊어진 늑간신경 미세수술로 연결… 촉각·온도감각 회복재건수술에도 로봇 활용 활발… 절개범위·

가족 얼굴 못 알아보고 성격 변한 부모님…“서양 기준으론 정상?”
가족 얼굴 못 알아보고 성격 변한 부모님…“서양 기준으론 정상?”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서한국인 조발성 치매 환자 자료 분석 “전두측두엽치매, 서양 진단기준 한계” 한국인 전두측두엽치매 환자의 증상은 서양 환자와 뚜렷하게 다르다는 연구 결

성탄절 이브에 18억 잭팟 터졌다
성탄절 이브에 18억 잭팟 터졌다

아프리카계 최대 명절 '콴자(Kwanzaa)' 시작
아프리카계 최대 명절 '콴자(Kwanzaa)' 시작

전통과 공동체 의식 고취 축제'키나라' 촛대에 7개 촛불 밝혀 크리스마스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인 12월 26일부터 새해 첫날까지, 미국 전역과 애틀랜타 사회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스머나,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GA '탑'
스머나,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GA '탑'

유에스 뉴스 선정...잔스크릭 2위 스머나가 조지아에서 은퇴 후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는 최근 조지아 전역 도시들을 대상으로 2025~26 은

29~30일 '혼잡'...새해 전후는 '한산'
29~30일 '혼잡'...새해 전후는 '한산'

▪연말연시 조지아 교통량 전망   성탄절 이후 연말연시 기간 동안 모두 340만명 이상의 조지아 주민들이 자동차를 이용해 여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전미자동차협회(AAA)는 26

귀넷CID 순찰대, 안전 지킴이 역할 '톡톡'
귀넷CID 순찰대, 안전 지킴이 역할 '톡톡'

'앰버서더'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순찰에 조명수리·간판철거까지사업주들 "우리 눈과 귀 역할" 연말연시를 맞아 귀넷 플레이스 커뮤니티 개선지구(CID)가 지역내 수천개에 달하는 사업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