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발언대] 행복을 팔아 불행을 산 여자

지역뉴스 | | 2023-05-01 17:59:26

발언대, 제이슨 최 수필가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제이슨 최(수필가)

석 여사는 올해 75세다. 48년 전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왔다. 

한국이 어렵던 시절이라 편도 비행기표 한 장씩 들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린 부부는 마중 나온 지인의 도움으로 남편은 전기 기술을 배웠고, 석 여사는 세탁소 일을 배우며 생계를 꾸려 나갔다. 채 단칸방 신세도 면치 못한 상태에서 딸아이가 생겼고, 맨손으로 시작한 미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주일날 교회 가는 것 외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으며, 변두리에 조그만 아파트를 얻어 이사를 할 때 쯤 또 아들이 태어났다.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바쁘게 사업에 매달리던 젊은 시절 그의 가족들은 보통 사람들처럼 가족 나들이 한번 못해, 부인 정희자 여사는 남편과 함께 계곡물에 발 담그고 한나절 쉬어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다는데 석 여사도 못지않은 삶을 살았다.

세월은 흘러 딸은 버클리를 졸업하고 선교사가 되어 중국에 살고 있고, 아들은 변호사가 되었는데 결혼해서 쿠퍼티노 어딘가에 살고 있다고 했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남편이 훌륭한 전기 기술자가 되어 비싸기로 소문난 샌프란시스코에 집을 두 채나 가진 부자(?)가 되어있었다.

석 여사에게는 그녀가 초청해 미국으로 이민 와서 사는 두 남동생과 두 여동생들이 있었지만 자기 자식들 챙기는 것 밖에 모르고 사는 지독하게 인색한 누나, 언니였다. 동생들은 아무도 석 여사를 좋아하지 않았고 왕래도 없이 지냈다. 부잣집 아들과 결혼한 딸과 변호사가 되어 안정된 직장에 다니는 아들 부부…. 석 여사는 걱정이 없는 사람이었다.

한숨 돌리고 남편과 남은 생을 행복하게 보내야할 즈음 갑자기 남편이 쓰러졌다. 돈과 자식밖에 모르고 살아 온 석 여사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보이지 않았다. 정원 한쪽 구석에 쓰러져 돌아가신 것이다. 장로가 되어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아온 남편은 가족을 위해 머슴처럼 일만 해온 사람이었다. 

석 여사는 홀로 남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나 컸다. 혼자서는 남은 생을 살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눈물만 났다. 동생들에게 가혹하리만큼 인색하게 대했던 자신의 지난날이 후회스러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인간성 좋은 여동생 를 불러 혼자서는 못살겠다며 함께 살고 싶다고 부탁을 했다. 

동생 집에 얹혀사는 동안 골프도 배우고, 전부터 해오던 요가도 하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을 때까지 2년반을 함께 살다 독립해서 나갔다.

석 여사는 집 2채를 모두 팔아서 아들과 딸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노인아파트로 들어갔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낡은 아파트는 희미한 형광등의 어둠처럼 사람의 마음도 어둡게 만들었다. 몇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치매 초기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식들은 바쁘다며 죄 없는 형제들만 귀찮게 굴었다. 형제들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전 재산을 탈탈 털어 자식들에게 넘겨준 다음이라 석 여사 수중에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죽기 직전이라고 해도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들은 그만두고, 중국에 가있는 딸에게 연락을 하자 딸이 와서 석 여사를 양로원에다 집어넣고 돌아갔다. 치매 초기인 석 여사는 외출도 마음대로 못하고 가끔씩 제 정신이 들면 그나마 자신을 상대해주는 동생 K에게 전화해서 “여기가 어디야? 내가 왜 여기 와 있어? 나좀 데리고 나가줘...”하고 괴롭힌다고 했다. 

두 자식들 먹고사는데 아무 걱정 없는데 왜 집 두 채를 팔아서 200만불이 넘는 돈을 먼저 나누어주고 자신은 그렇게 불쌍한 처지가 되어야했을까? 그 돈으로 자신의 인생을 즐겁게 살다가 남으면 그때 주면 될 것을…. “다 주면 굶어죽고, 반만 주면 쫄려 죽고, 안주면 맞아죽는다”는 말이 있다. 서글픈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주위에 또 다른 석 여사가 울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겠다.

[발언대] 행복을 팔아 불행을 산 여자
제이슨 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주리에서 경비행기 추락…스카이다이버 등 12명 사망
미주리에서 경비행기 추락…스카이다이버 등 12명 사망

미주리주 비행기 추락사고 잔해 [로이터]  미주리주(州)에서 경비행기 추락 사고가 일어나 조종사와 스카이다이버 등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CNN 방송과 폭스뉴스는 14일 오전 미주리

이란전쟁 106일만에 사실상 종료…미·이란 “협상타결, 19일 서명”
이란전쟁 106일만에 사실상 종료…미·이란 “협상타결, 19일 서명”

트럼프 “서명직후 호르무즈 통행료없이 개방…對이란 해상봉쇄 즉시 해제” 중재국 파키스탄도 협상타결 확인…종전 MOU 세부내용 관건 19일 스위스에서 MOU 서명식 개최…유럽 방문

미국서 살인 2건 저지른 한국인, 8년만에 체포돼 미국인도
미국서 살인 2건 저지른 한국인, 8년만에 체포돼 미국인도

여행서류 문의하다 라오스서 체포…미 검사 “지구 끝까지라도 간다” 미국에서 두 건의 살인 사건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했던 한국 국적자가 8년 만에 체포돼 미국으로 인도됐다.미국 연

“스마트폰 보급이 출산율 급락 원인 중 하나” 미 연구결과
“스마트폰 보급이 출산율 급락 원인 중 하나” 미 연구결과

미들버리대·전미경제연구소 보고서… “신체접촉과 대면 만남 대체 가능성” 미국에서 출산율 급락을 이끈 원인 중 하나가 스마트폰 보급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나와 이목을 끌고

집 언제 내놔야 하나?… 봄철이 늘 정답은 아냐
집 언제 내놔야 하나?… 봄철이 늘 정답은 아냐

12월~3월이 더 유리할 수도집 상태‘최상’으로 유지한 뒤집 팔 준비부터 돼 있어야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셀러의 개인적인 준비 상태도 고려해서 집을 내놔야

“한발 먼저 매물 찾고 싶은데”… 미공개 ‘오프마켓’ 매물
“한발 먼저 매물 찾고 싶은데”… 미공개 ‘오프마켓’ 매물

손품·발품·정보력 필수관할 기관 기록 확인소유권 변경·매물 철회유치원 변경·건축 허가 시장에 공개되기 전에 매매 가능성이 있는 이른바 오프마켓 매물을 찾으면 유리한 조건으로 주택을

중년의 습관들이 뇌 건강·치매 여부 좌우한다
중년의 습관들이 뇌 건강·치매 여부 좌우한다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치매는 증상 15~20년 전부터 시작…“중년이 예방 골든타임”운동·수면·식단 관리만으로도 위험 최대 45% 감소 가능학습·독서·사회활동이 뇌 회

‘데뷔 13주년’ 방탄소년단, 12일 깜짝 신곡 발표
‘데뷔 13주년’ 방탄소년단, 12일 깜짝 신곡 발표

/사진=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이 12일(한국시간 기준) 오후 1시 신곡 'Come Over'의 음원을 발표한다. 'Come Over'는 지난 4월 3일 발매된 '아리랑' 디럭스 바

‘누구나 작가·변호사·가수’… 정말 풍성해지는 AI사회?
‘누구나 작가·변호사·가수’… 정말 풍성해지는 AI사회?

챗GPT 등 생성형 AI 보급으로 전자책, 법률 소송, 음악, 과학 논문 등 전 분야에서 AI 생성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다. 아마존 전자책 출간은 3배 늘었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내 AI 곡 비중도 40%를 넘어섰다. 반면, 법률 분야의 '셀프 소송' 증가로 인한 사법 시스템 부담과 과학계의 저품질 논문 범람 등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분야는 AI 탐지 시스템 도입 및 규제 강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여름철 더 괴로운 ‘다한증’… 배 안 열고 수술
여름철 더 괴로운 ‘다한증’… 배 안 열고 수술

서울성모병원 ‘발 다한증’ 환자에 단일공 로봇수술 시행다빈치SP 활용 ‘후복막 접근 요추 교감신경절제술’ 첫 성공복막 경유 기존 수술법 한계 극복… 최소침습 치료 가능성 확대 &l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