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뉴스칼럼] "아이는 누가 보나?"

지역뉴스 | | 2023-04-04 15:24:26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최근 LA 통합교육구(LAUSD) 직원노조가 임금인상 등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다고 하자 많은 엄마들은 고민에 빠졌다. 파업으로 학교가 문 닫는 동안 아이를 맡길 데가 없기 때문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등 친척이 근처에 산다면 모를까 갑자기 어디서 아이들 봐줄 사람을 구한다는 말인가. 

여성이 가정과 일을 병행하려면 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이 돌봐줄 사람을 구하는 것이다. 보통 데이케어 센터에 맡기지만 어린아이 키우다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가장 흔하기는 아이가 아픈 것. 밤새 열이 나고 기침이라도 하면 아이를 데이케어에 보낼 수가 없다. 그때마다 아이 봐줄 사람은 없고, 결근할 수도 없으니 엄마들은 애가 탄다. 

“아빠는?” 싶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엄마가 돌봐야” 라는 게 일반적 정서이다.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다 더는 안 되겠다며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십중팔구 여성 경력단절의 원인이다. 게다가 데이케어 비용은 또 얼마나 비싼가. 한달 벌어 아이들 데이케어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게 많은 여성들, 특히 싱글맘들의 현실이다.  

엄마들의 이런 어려움을 가장 앞장서서 해결하고 싶어하는 정치인이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상원의원(민, 매서추세츠)이다. 지난 2020 대선 민주당 경선후보 당시 워런은 모든 가정이 부담 없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차일드케어 시스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리고 지난 2월에는 미국 전체 가정의 절반에 해당하는 서민 부모들을 위한 차일드케어 법안을 내놓았다. 하루 10달러 이하의 비용으로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내용이다. 

그가 차일드케어 이슈에 이렇게 적극 나서는 이유는 엄마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캠페인 당시 워런은 이모 베스 이야기를 수없이 했다. 그가 은인으로 생각하는 ‘비 이모(Aunt Bee)’이다. 

워런은 19살에 결혼해 교사로 일하다가 22살에 딸을 낳았다. 아기 키우느라 교직에서 물러난 그는 딸이 두 살 되던 무렵 럿거스 법대에 들어갔다. 남편이 그가 풀타임으로 일하는 걸 반대했기 때문에 공부로 방향을 돌렸다. 개학을 앞두고 딸을 맡길 데이케어 센터를 찾아 나섰는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는 그때 처음 알았다. 

어느 곳은 너무 지저분하고, 어느 곳은 너무 비싸며, 어느 곳은 너무 멀었다. 마침내 마음에 드는 곳을 찾고 보니 아이가 기저귀를 떼야 받아준다고 했다. 두 살 채 못 된 아이를 훈련시키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나서야 그는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진짜 어려움이 닥친 것은 몇 년 후 휴스턴 대학에서 교수로 일할 때. 딸은 초등학교 2학년, 둘째인 아들은 두 살 무렵이었다. 아침마다 아이들을 깨워 학교로, 데이케어로 데려다 주고, 저녁에 데려와 먹이고 목욕 시키고 빨래 돌리고 나면 밤 12시. 그때부터 다음날 수업준비를 하는 나날이 계속 되었다. 말 그대로 ‘전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클라호마에 사는 이모가 전화를 해왔다. 어떻게 지내느냐는 말에 잘 지낸다고 하고 나자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나 이 일이 정말 좋은데,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데, 아이 봐줄 사람이 없어서, 더는 못 하겠어” 하며 통곡을 했다. 

한바탕 펑펑 울고 나자 가만히 듣고 있던 이모가 말했다. “내가 내일은 갈 수가 없겠다. 하지만 목요일에 갈게.” 그리고는 당시 76세의 이모는 여행가방 7개를 챙겨들고 와서 16년간 같이 살며 아이들을 키워주었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모 같은 친척, 아니면 제도적 도움이 필요하다. 엄마 혼자서만 “아이는 누가 보나?” 애태우는 현실은 바뀌어야 한다. 

[뉴스칼럼] "아이는 누가 보나?"
뉴스칼럼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비인간적 대우 만연, 풀턴카운티 구치소 현실
비인간적 대우 만연, 풀턴카운티 구치소 현실

비위생적 환경과 과도한 무력 사용풀턴 카운티 구치소 내 폭력 증가  풀턴 카운티 구치소 수감자들이 영양실조 및 폭력 등의 문제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연방 관리국은 풀턴 카운

자동화 물류 센터 조지아에 입성...'300개 일자리' 창출
자동화 물류 센터 조지아에 입성...'300개 일자리' 창출

조지아, 자동화 물류 혁신의 중심지로 부상1억 4,400만 달러 투자...2025년부터 운영  AI 기술을 통한 자동화 물류 서비스 센터가 조지아에 들어설 예정이다. 그린박스 시스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에 조지아 관련 당사자 반응 제각각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에 조지아 관련 당사자 반응 제각각

주정부 “별 영향 없을 것”무시현대차 “사업계획  차질”우려리비안 “수혜모델 없어” 덤덤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로이터

뺑소니 사망사고 낸 아마존 배달원 기소
뺑소니 사망사고 낸 아마존 배달원 기소

차량서 마약도 발견돼 12일 저녁, 체로키 카운티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일으킨 아마존 배달원 런던 베스트(남, 24세)가 기소됐다.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조지아 출신 콜린스, 트럼프 내각 보훈부장관 지명
조지아 출신 콜린스, 트럼프 내각 보훈부장관 지명

전 주, 연방하원의원 역임해 트럼프 열열한 지지자 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4일 조지아주 게인스빌 출신의 더그 콜린스(Doug Collins) 전 연방하원의원을

샘 박 의원 민주 원내총무 다시 한번
샘 박 의원 민주 원내총무 다시 한번

조지아 민주당 차기지도부 선출5선 박의원,경선 끝에 연임성공  조지아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에  샘 박<사진> 의원이 연임됐다.조지아 민주당은 14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조지아도 ‘꽃매미’ 경계령
조지아도 ‘꽃매미’ 경계령

지난달 풀턴서 성충 발견강력한 생태계 교란해충농작물 등에 심각한 위협 조지아 전역에 강력한 생태계 교란종인 흔히 중국매미로 불리는 꽃매미 경계령이 내려졌다.조지아 농업부는 지난달

〈부고〉전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 김용건 박사 별세
〈부고〉전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 김용건 박사 별세

8일 별세, 30일 11시 추모식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을 역임한 김용건 박사(사진)가 지난 8일 애틀랜타 남부지역 존스보로 소재그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1928년

우수 리터러시 교육 귀넷 학교 12곳 선정
우수 리터러시 교육 귀넷 학교 12곳 선정

리터러시 교육, 학생들 삶의 초석 다진다학생들의 읽기와 이해력 향상에 기여 조지아 교육부(GaDOE) 2023년부터 올해의 우수 리터러시 교육 학교에 귀넷 카운티 12곳 학교가 선

노인회·미션아가페, 귀넷 보조금 지원기관 확정
노인회·미션아가페, 귀넷 보조금 지원기관 확정

노인회 9만4,657달러, 미션아가페 3만7,840달러 귀넷카운티 정부는 중요한 필요를 충족하는 한인단체 두 곳을 포함 65개 비영리 단체를 선정해 비영리 단체 역량 강화 보조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