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삶과 생각] 멸치와 하느님

지역뉴스 | | 2023-03-17 14:13:32

삶과 생각, 채수호 자유기고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채수호(자유기고가)

“퍽”하는 소리와 함께 온 몸에 가해지는 엄청난 충격에 잠시 정신을 잃었다. 

의식이 돌아오자 눈앞에는 하얀 대리석 바닥이 보이고 고개를 돌리니 가파른 계단에 내 몸 뚱아리가 널브러져 있었다. 이럴 수가…. 사람이 사고를 당할 때에는 대개 자신에게 닥친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고 본능적인 반응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새카맣게 모르고 당하다니….

계단에 떨어져있는 것으로 보아 계단인 줄 모르고 발을 헛딛으며 그대로 밑으로 추락한 것 같다. 아주 오래된 관공서 건물이라 천정은 높고 조명은 어두웠다. 높다란 천정은 거대한 돔으로 되어있고 그 밑은 맨 아래층에서부터 천정 끝까지 텅 비어있는 공간으로 되어있었다. 둥그런 건물 벽을 따라 사무실이 자리 잡고 있었고 층과 층 사이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으로 연결되어있는데 계단은 건물 구조상 눈에 잘 안 띄었다.

나는 일어나려 안간힘을 써보았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옆에 있다가 사고 순간을 목격한 사람이 앰뷸런스를 불러주었다. 잠시 후 두 사람의 파라메딕이 오더니 나를 들어 올려 들것에 누인 다음 앰뷸런스로 밀고 갔다. 차가 병원 응급실로 이동하는 동안 파라메딕은 퉁퉁 부은 왼발과 왼쪽 얼굴에 얼음 팩을 대주면서 인적사항을 물었다.

응급실에서 X Ray와 CT 촬영을 하고 의사가 와서 결과를 알려줄 때까지 두어 시간을 누워있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병원 신세를 한 번도 지지 않았던 내가 졸지에 병원 응급실에 실려와 누워있으니 만감이 교차하였다. 그 높은 곳에서 대리석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머리와 온 몸을 세게 부딪쳤으니 늙은 몸이 온전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는 왼쪽 발꿈치 뼈에 두 군데 골절상을 입었으며 다행히 척추와 두개골은 이상이 없다고 알려주었다. 그렇게 심한 충격을 받고도 발꿈치 뼈 이외에 다른 뼈는 이상이 없다니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바로 멸치야. 내가 맥주를 좋아해서 안주로 칼슘이 풍부한 멸치를 많이 먹었는데 아마도 그 덕을 본 게야.’

그 후 한 달 정도를 침대에 누워 지내야했다. 밤이면 발이 아파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앉았다가 눕거나 자세를 조금만 뒤척이면 벽과 천정이 핑그르르 돌아 어지럽고 메스꺼웠다. 쓰지 못하는 왼쪽 발과 다리는 퉁퉁 붓고 허벅지는 자꾸만 가늘어지고 힘이 없어졌다. 목발을 짚고 화장실과 주방에 가다가 중심을 잃고 쓰러진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6주정도 지난 후 의사가 이제 왼쪽 발로 땅을 짚어도 된다면서 앞으로 2주 후에는 깁스를 풀고 운동화를 신어도 될 것 같다고 말하였다. 의사의 말에 고무된 나는 목발을 짚고 집을 나와 뉴욕행 기차에 올랐다. 펜 스테이션에서 내린 나는 딸깍 딸깍 목발을 짚으며 타임스퀘어까지 걸어갔다 왔다. 얼마만의 외출이고 얼마만의 산책인가. 집에 와서 ‘헬스앱’을 열어보니 1만보 가까이 찍혀있었다. 그렇게 무리를 해서 그런지 의사가 말한 2주보다 2주가 더 지나서야 깁스를 풀고 운동화를 다시 신을 수 있었다.

사고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등골이 서늘해진다. 마치 다이빙보드 위에서 물이 없는 수영장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떨어진 형국인데 어떻게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멸치가 아니었다. 그날 추락하는 순간, 생과 사를 가르는 절체절명의 그 순간에 나를 받쳐준 보이지 않는 손길은 주님의 은총이라고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었다. ‘나 같은 죄인 구해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삶과 생각] 멸치와 하느님
채수호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바디프랜드, 창립 19주년 맞아 고객 감사 프로모션 진행
바디프랜드, 창립 19주년 맞아 고객 감사 프로모션 진행

“홈 헬스케어 기술 고도화 지속”   글로벌 헬스케어 로봇 기업 바디프랜드가 창립 19주년을 맞아 고객 감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바디프랜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지난 19년

법륜 스님, 정토불교대학 3월 학기 신입생 모집
법륜 스님, 정토불교대학 3월 학기 신입생 모집

3월 16일 신청 마감 불교수행공동체 ‘정토회’는 즉문즉설로 유명한, ‘정토회’의 지도법사 법륜스님을 모시고, 정토불교대학 2026년 3월 학기를 개강한다.‘정토 불교대학’은 인생

화요일 새벽 애틀랜타 개기월식 '블러드 문' 현상
화요일 새벽 애틀랜타 개기월식 '블러드 문' 현상

화 오전 6시-7시 사이 달이 붉게돼 오는 화요일 3월 3일 새벽, 조지아 북부 하늘에서 달이 붉게 변하는 '블러드 문(Blood Moon)' 현상이 펼쳐질 예정이어서 애틀랜타 주

기름 바닥나 멈춰선 차량에 귀넷 셰리프 온정
기름 바닥나 멈춰선 차량에 귀넷 셰리프 온정

라라모어 셰리프 250달러 송금 "누구나 어려울 때가 있는 법" 조지아주 로렌스빌에서 발생한 일상적인 교통 단속 현장이 따뜻한 온정의 장으로 변해 지역 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다.귀

학생 도시락에 알코올 11도 음료수가
학생 도시락에 알코올 11도 음료수가

사우스 풀턴 경찰국 권고문 게시 조지아주 사우스 풀턴 경찰국이 이번 주 학부모들에게 다소 직설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경고를 날렸다. 자녀의 도시락 가방을 다시 한번 확인해 점심시간에

운전 중 휴대전화 보던 드라이버의 최후는
운전 중 휴대전화 보던 드라이버의 최후는

조지아주 캐롤턴 경찰은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18륜 대형 트럭 추돌 사고 사례를 공개하며 핸즈프리 법 준수를 강력히 당부했다. 사고 운전자는 충돌 직전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했음을 시인했으며, 차량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되었음에도 기적적으로 큰 부상을 면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부주의한 운전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법 집행의 목적이 시민 안전에 있음을 강조했다.

박사라 시의원, 지방정부 전문 교육과정 참석
박사라 시의원, 지방정부 전문 교육과정 참석

GMA 과정, 시정 전문성 강화 차원주의회 방문 지역 의견 전달 예정 둘루스시 박사라(사진) 시의원이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UGA에서 조지아 지방정부 협의체(GMA) 주최 ‘

8세 아동이 장전된 총 들고 등교
8세 아동이 장전된 총 들고 등교

홀카운티 초등학교 2학년생수사당국 “위해 의도 없어” 초등학교 2학년생이 학교에 탄약이 장전된 총기를 들고 왔다가 적발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홀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사건은

결석 잦으면 운전면허 정지에 체육활동 금지
결석 잦으면 운전면허 정지에 체육활동 금지

주상원,상습 결석에 초강수 관련법안 압도적 표차 가결 주의회가 학생들의 상습적인 결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강수 대책을 내놨다.주 상원은 26일 결석이 잦은 학생에게 운전면허 정

SBA(연방중소기업청) ‘시민권자만 대출’ 강행… 자영업 이민자들 ‘타격’
SBA(연방중소기업청) ‘시민권자만 대출’ 강행… 자영업 이민자들 ‘타격’

예정대로 3월1일부터 시행영주권·합법이민자들 배제 100% 미국 국적자만 자격 한인 은행권·업체들 영향 연방 중소기업청 로고. [로이터] 연방 중소기업청(SBA)이 오는 3월 1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