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날씨가 좋기로 이름난 캘리포니아주에 지난 겨울부터 폭풍우가 여러 차례 덮쳐 주민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년 말부터 캘리포니아에 폭풍우를 일으키고 있는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s)이 지난 주말 10번째로 찾아와 또 물난리를 일으켰습니다.
'대기의 강'은 다량의 수증기가 강처럼 좁고 긴 띠 모양으로 움직이며 많은 비를 뿌리는 현상으로, 태평양의 습기를 머금은 대기가 서부를 거쳐 내륙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런 현상이 이례적으로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폭풍우가 강타한 곳은 미 서부 해안의 가운데 부분인 몬터레이와 샌타크루즈 카운티입니다. 두 지역을 가르며 지나는 '파자로 강'의 제방이 무너지면서 강물이 범람해 큰 물난리가 났습니다.
특히 제방 인근에 있는 몬터레이의 농경지대가 큰 피해를 봤습니다. 둑이 터지기 시작한 지난 11일 이후 홍수 피해로 최소 2명이 숨졌고, 인근에 거주하는 약 1만 명이 대피 명령을 받았습니다.
한 마을은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면서 집이나 차 안에 있던 주민들이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국립경비대는 이들을 구조하는 56건의 작업을 도왔다고 밝혔습니다.
재산 피해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몬터레이 카운티는 주 정부와 연방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1940년대 이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건설한 제방이 오랜 시간 노후한 상태로 방치된 것이 이번 피해를 더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지역의 비 구름대는 아직 완전히 지나가지 않은 상태여서 주민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13일 캘리포니아에 또다시 비와 눈, 돌풍이 있을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이날 폭풍우는 이전만큼 많은 비를 뿌리지는 않겠지만, 그간의 강수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추가 붕괴나 범람 등 피해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