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수당·PPP 자금 등 불법수령 사례 엄청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PPP 등 연방 지원금과 실업수당을 불법 수령하는 사기가 만연해 천문학적 연방 자금이 줄줄 새는 사태가 이어지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2일 코로나19 관련 구호자금에 대한 불법 수령 등 사기 행각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칼을 빼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팬데믹 구호자금 불법 수령과 이로 인한 피해자 구제 등을 위한 자금 16억 달러를 연방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팬데믹 구호 자금을 가로채는 범죄 조직의 대규모 사기를 추적·조사하는 데 6억 달러, 사기 및 신원도용을 보호하는 데 6억 달러, 신원 도용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 4억 달러가 각각 소요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21년 미국구조계획으로 명명된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경기부양 법안에 서명했다. 당시 연방 상원과 하원 모두 장악했던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했었다.
이 법안은 미국 가정에 대한 현금 지원과 함께 실업수당, 자녀 세액공제 확대, 저소득 가구 임대료 지원, 근로자 계속 고용 시 급여보호 프로그램(PPP)에 따른 기업 대출 확대 등 미 역사상 가장 큰 경기부양책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규모가 워낙 큰데다 팬데믹으로 인한 피해 구호를 최우선으로 하다 보니 사기로 인한 부정 수령의 부작용도 속출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연방 법무부는 이런 사례를 차단하고자 지난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백악관은 이날 자료에서 새로운 자금이 의회에서 승인될 경우 이 TF 규모를 3배로 늘려 불법 수령에 대한 추적과 환수 작업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지금까지 TF 활동 결과 대유행 구호 자금에서 2억8,600만 달러를 회수한 사례가 있고, 유사 사례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종업원을 해고하지 않는 대신 급여를 지원하는 PPP의 경우 직원 수를 부풀리거나 가공으로 사업체를 설립하는 수법의 불법 청구가 기승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업주들을 돕기 위해 1만달러씩 무상지급했던 EIDL의 경우 ‘묻지마’ 온라인 신청과 지급으로 거액이 새어나갔다.
최근에는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의 한 기업가가 지난 2020년 실제 존재하지 않는 회사 4개를 설립해 3개 은행에서 500만 달러의 PPP 융자를 받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돼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실업수당의 경우 수감자와 가공인물, 사망자들 명의의 부당청구 사례가 상당수 포착됐다. 연방 노동부 감사관실에서는 실업수당 사기청구로 의심되는 3만9,000건을 집중 조사하기도 했다.
연방 정부는 현재 PPP와 실업수당 및 메디케어 같은 프로그램과 연관된 수많은 사기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정부는 의심스러운 소셜시큐리티 번호(SSN)를 가진 이들에게 약 54억 달러가 지원금으르 새나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난달 밝혔다.
백악관은 특히 실업수당 사기 등 팬데믹 지원금 사기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