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 12% 넘게 올릴 듯…천연가스값 급등 후폭풍
천연가스 가격 급등의 후폭풍이 본격적으로 가정용 전기 시장에 불어닥치고 있다. 남가주 전기료가 올해 상반기에만 12% 넘게 뛸 것으로 예상되는데 물가 고공행진과 경기 둔화로 이미 힘든 주민들의 부담을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8일 LA 타임스에 따르면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SCE) 전력사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에너지 당국에 오는 6월에 맞춰 전기료를 4.4% 추가로 올리는 요금 인상안을 제출했다. 이같은 인상안이 현실화할 경우 올해 초 이미 SCE의 전기요금이 7% 오른 것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SCE가 전력 고객들에게 부과하는 비용이 12% 넘게 상승하게 된다. 이번 요금 인상안은
SCE는 남가주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중부와 해안에서 약 1,500만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CE 외 캘리포니아주의 다른 전기회사들도 이같은 가격 인상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전기료 상승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의 후폭풍 탓이다. 이와 관련해 주정부 에너지 정책 당국인 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의 앨리스 레이놀즈 위원장은 “겨울 동안 도매 천연가스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일선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천연가스 가격도 1년 전에 비해 무려 2배에서 2.5배 올랐다가 2월부터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고됐는데 전기료의 경우 요금 상승 요인이 다소 늦게 반영돼 올 여름 에너지 고지서에 나타나게 될 전망이라고 LA 타임스는 분석했다.
천연가스를 대부분 외부에서 들여오는 캘리포니아주가 지난해 에너지 저장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주 최대 전력사인 퍼시픽 가스&일렉트릭(PG&E)에 따르면 이번 겨울 추운 날씨로 천연가스 수요가 전년 대비 약 19% 증가했는데 저장량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보통 시장에서 천연가스는 가격이 저렴한 봄에 구매해 저장하고 겨울에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가주의 경우 당장 필요한 작년 말 에너지를 구입하려다 보니 비용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저장고가 부족한 가주의 시설 문제와 맞물려 있어 양상이 복잡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친환경 에너지 발전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LA 타임스와 인터뷰한 에너지 시민단체 엔더블유에너지의 프레드 호트 매니저는 “지난해 개스값 급등으로 미국 운전자들은 40억 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며 “천연가스 분야에서도 문제는 특정 에너지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화석 연료에서 수력 발전, 배터리 등 에너지 저장 시설 투자로 공공 정책의 방향성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천연가스에 이어 전기요금까지 치솟을 상황이 되자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LA와 롱비치 등 시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에너지 회사들의 급격한 관련 요금 인상에 대해 검찰의 조사를 촉구하는 등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상황이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