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라틴계에 불이익…LA 시티내셔널 은행 3,100만달러 벌금 부과
은행 업계의 소수계 인종차별에 대한 금융당국 처벌이 대폭 강화되고 있다.
특히 대형 은행 뿐 아니라 지역 은행 및 커뮤니티 은행들의 모기지 대출 기피 등 소수계 차별 관행에 대해서도 철퇴를 내려 LA 소재 지역 은행인 시티 내셔널 은행이 모기지 대출 차별로 3,100만달러 거액 벌금을 물게 됐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긴장하는 상황이어서 한인 은행들도 관련 규제에 대비해 내부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LA에 본사가 있는 시티 내셔널 은행은 흑인과 라틴계 커뮤니티에 대한 모기지 대출 차별 혐의로 3,100만 달러 벌금을 물기로 연방 법무부와 합의했다. 이는 은행 경영에서 인종차별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내린 벌금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연방 법무부에 따르면 시티 내셔널 은행은 소수계 인종이 집중적으로 사는 지역에 지점을 운영하지 않거나 관련 직원을 배치하지 않아 모기지 대출을 사실상 기피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해당 벌금 중 2,950만 달러는 소수계 인종 모기지 대출에 쓰이며 175만 달러는 커뮤니티 내 광고나 교육 프로그램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금융계에서 뿌리 깊은 인종차별 관행에 대한 당국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과거 은행들이 빈곤층 거주 지역에 빨간선을 그어 표시해놓고 대출·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역사를 반영해 ‘레드 라이닝’이라고 불리는 행태에 대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테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시정 노력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크리스틴 클락 연방 법무부 차관보는 “은행들은 커뮤니티 모든 구성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책임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시티내셔널은행과의 이번 합의는 규정을 지키지 않는 은행들에게 보내는 강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주류 대형 은행들 중에서도 인종차별 규제로 경영에 직격탄을 맞은 사례가 있다. 웰스파고는 과거 흑인 주택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모기지 재융자를 할때 크레딧 평가에서 차별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사실이 알려져 큰 파장을 낳았다. 해당 스캔들이 알려진 후 모기지 사업에서 어려움이 가중되자 웰스파고는 고객들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주택금융 사업에서 대거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웰스파고가 은행 중 모기지 선두업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결정이다.
한인 은행 입장에서도 향후 대출 인력을 중심으로 차별적인 관행이 벌어지지 않도록 내부 규정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는 과거 연방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홈바이어로 위장한 소수계 인종 내부직원을 보내 융자를 받는 방식으로 함정수사를 펼친 적도 있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대출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직원들이 특정 계층을 차별하는 일은 내부에서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