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도 구조조정 계획 발표, 3년간 최대 6천명 줄인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력 감축 바람이 무섭다. 아마존, 메타 등에 이어 컴퓨터 제조기업 휴렛팩커드(HP)가 미국 빅테크 감원 행렬에 가세했다. 개인용 PC 수요가 급감하자 전체 인력의 10%가량을 줄여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HP는 향후 3년간 직원 4,000~6,000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전 세계 HP 직원이 6만1,000명으로 추정되는 만큼 전체의 약 10%가 회사를 떠나게 되는 셈이다. 회사는 대규모 감원 계획으로 2025년 말까지 연간 14억 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HP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급등한 개인용 PC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약 20% 급감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발표된 HP의 회계 기준 4분기(8~10월) 매출은 14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회사는 내년도 주당 순이익(EPS)을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치는 3.20~3.60달러로 예상했다.
이번 HP의 발표는 앞서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와 아마존, 트위터 등 빅테크 감원 바람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들 기업은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만 메타와 아마존이 1만 명 규모의 정리해고에 돌입했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도 직원 7,500명 이상을 내보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만 명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이번주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하며 인력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기술직과 리테일 부문, 인사 담당 조직 등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루나(Luna)와 같은 신규 클라우드 게이밍 부문과 음성 비서 서비스인 알렉사(Alexa) 팀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앞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 플랫폼도 지난 9일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다. 지난 9월 말 현재 메타는 모두 8만7,000명을 고용 중인데, 이번 감원 대상은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1,000명 이상이다. 이번 결정은 메타 18년 역사상 첫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사무 공간 축소, 재량지출 축소, 내년 1분기까지 신규 채용 동결 등의 조치도 포함됐다.
구글도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을 위해 부서 재배치를 통한 감원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최근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에어리어 120’ 소속 직원 100여명 중 절반을 전근 대상으로 지목하고 90일 이내에 회사 내에서 다른 일자리를 찾으라고 명령했다.
반면 중국 빅테크 기업 바이트댄스의 인기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은 반대로 미국에서 직원 증원을 계획하고 있다. 22일 CNN 비즈니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틱톡이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사무실 인력을 1,000명가량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 열풍 속에 틱톡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