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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칼럼] 가정폭력 피해자 망명 신청

미국뉴스 | 이민·비자 | 2022-11-07 08:25:03

이민법칼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김성환 변호사  

 

이민법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망명이다. 멕시코 국경으로 대거 넘어오는 중남미 난민들은 예외없이 망명을 신청하고 있다. 이민 법원은 망명 케이스로 초만원이다. 망명은 인종, 국적, 정치적 견해, 종교, 특정 사회 집단의 멤버라는 이유로 모국에서 박해를 받거나 박해를 받을 위험이 있을 때 신청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권력의 직접 박해를 받지 않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도 망명을 신청할 수 있을까? 가정폭력 피해자의 망명 신청 자격을 정리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가정폭력의 피해자도 일정 조건을 갖추면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다. ‘부부관계를 본인 뜻으로 정리할 수 없는 처지의 과테말라 가정폭력 피해자’와 ‘부부관계를 청산할 수 없는 처지의 엘살바도르 어린 자녀를 둔 엄마’는 망명 조건의 하나인 특정 사회집단의 멤버로 인정되고 있다.

 

과테말라 여성 망명신청자는 17세 결혼을 해 자녀 세명을 둔 가정 주부였다. 남편의 손찌검은 첫 아이를 출산한 뒤부터 시작됐다. 남편의 폭행은 매주 이어졌다. 남편의 가혹행위로 코뼈가 부러지는 일도 있었고, 남편이 시너를 덮어 씌우는 바람에 가슴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게다가 강간까지 했다. 여러 차례 신고도 해 보았지만, 경찰은 “부부 문제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강건너 불을 보듯 했다. 한 번은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남편을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은 가해자를 체포하지 않았다. 남편의 학대를 피해서 먼 도시에 있는 친정아버지집으로 피신을 했다. 소용이 없었다. 거기까지 남편이 찾아와 귀가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을 했다. 또 한 번은 대도시인 과테말라시티로 피신을 했다. 3개월만에 찾아온 남편이 다시는 폭행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 결국 집으로 돌아왔지만 남편의 가정 폭력은 나날이 심해졌다.

 

2005년 12월 남편이 뒤쫓아올 수 없는 미국으로 밀입국했다. 망명 신청을 한 이 여성은 과테말라로 돌아가면 남편의 손에 온전하지 못할 것이라며 몸서리를 쳤다. 이민판사는 이 여성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이 여성이 특정 사회적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그러나 이민항소법원(BIA)는 가정폭력의 희생자도 경우에 따라서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이 될 수 있고, 가정폭력을 막아야 할 사법당국이 가정폭력을 막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면 박해를 당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엘살바도르 여성은 결혼 후 세 자녀를 두었지만, 남편의 가혹한 가정폭력에 견디지 못하고 별거를 한 뒤 나중에 이혼했다. 그러나 이혼 후에도 위협은 계속 되었다. 경찰관인 시동생이 언제 피격될 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등 협박도 했다. 이 케이스도 우여곡절 끝에 ‘부부관계를 청산할 수 없다는 엘살바도르 애엄마’라는 망명 가능한 특정 사회집단으로 인정받았다.

 

망명은 사기라고 공공연하게 떠들던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8년 연방 법무부는 가정폭력은 개인적 관계에서 발생한 범죄이므로 원칙적으로 망명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 결과 가정폭력 피해자의 망명 신청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가장 먼저 한 일의 하나는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망명 사유에 해당하는 특정 사회집단의 멤버가 될 수 없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뒤집은 것이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과 관련 보다 명확한 룰을 발표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행정부내 이견 때문에 아직까지 이 룰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 이후 가정폭력의 희생자들, 특히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가정폭력의 희생자의 망명 신청은 사실관계만 입증되면 승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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