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이스라엘·사우디 첫 방문
“이란은 핵무기 가질 수 없다”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취임 후 첫 방문이다. 15일부터는 팔레스타인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도 찾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중동 방문 목적은 이란 압박과 중동 평화 구축,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을 통한 원유 공급 확대 등이다.
이날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내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이스라엘 방문이 10번째라고 언급하며 긴밀한 양국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이 나라를 방문하는 모든 기회가 축복”이라며 “이스라엘 국민과 미국 국민 간 유대는 뼛속까지 깊다”라고 말했다.
이란 핵 문제 해결도 강조했다. 그는 중동 출발 전 진행한 이스라엘 채널12 인터뷰에서 “현재의 이란보다 더 위험한 유일한 것은 핵을 가진 이란”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 필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미국이 파기한 핵합의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재협상에 들어갔지만 진전이 없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임시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이란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강력한 국제 공조 필요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인터뷰에서 “이란은 이전보다 더 핵무기에 가까워졌다”면서도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 하늘을 지키는 저고도 방공시스템 ‘아이언돔’ 운용 기지도 둘러봤다. 14일에는 △이스라엘 △인도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I2U2’ 지도자 회의를 개최하고 이란 포위망 구축도 시도한다. 이스라엘과의 정상회담에서는 ‘고위급 기술 전략대화’ 신설에도 합의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중동 진출 견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팔레스타인 관계 개선도 주요 방문 목적 중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닫았던 예루살렘 영사관 재개관 문제가 논의된다. 미국의 팔레스타인 외교 창구였던 예루살렘 영사관을 복원해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전으로 미국·팔레스타인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하이라이트는 15일 사우디 방문이다.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냉각됐던 양국 관계 정상화가 관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날 예정이지만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악수도 나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우디는 미국의 중동 지역 최대 우방 국가이지만 카슈끄지 사건을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반 동안 사우디 무기 수출을 제한하는 등 냉랭한 관계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