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상황 따라 벌금 등 강제 조치까지 검토
미국에서 여행 수요 폭증과 인력 부족이 겹치면서 항공편 결항과 연착 등 항공대란이 반복되는 가운데 항공업계와 간담회를 마친 교통부 장관도 비행편이 취소돼 자동차로 이동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AP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지난 16일 항공업계 대표들과 화상으로 만나 항공대란 문제를 논의했던 피트 부지지지 교통부 장관은 간담회 다음 날인 17일 워싱턴 DC에서 뉴욕으로 이동하려고 했으나 자신의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자동차로 이동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전한 뒤 “현재 많은 사람이 이런 일을 겪고 있는데 이것이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면밀하게 지켜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7월 4일 독립기념일 연휴와 여름휴가 때 항공사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본 뒤에 고객 보호 측면에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항공사를 상대로 강제 조치를 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 조치는 벌금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항공사 벌금 규모는 통상 크지 않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항공업계 대표들은 지난 16일 부티지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2,800편의 항공편이 결항해 큰 혼란을 초래했던 메모리얼데이(현충일) 연휴 때와 같은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자사들이 취하고 있는 조치를 설명했다.
연방정부와 항공업계의 정상화 의지에도 항공사의 인력 부족 문제는 2023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에서는 올 여름 항공 여행을 가야할 경우 가능한 빨리 예약을 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결항 사태가 발생할 것을 대비, 대체 교통 수단을 강구할 것도 당부했다. 결항이 발생하면 처음 잡았던 여행 스케줄이 최소 하루 이상 늘어날 것도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초기에 수요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항공사들이 시니어 조종사나 승무원에게 조기 퇴직을 독려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수요가 회복된 데 따른 것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터지면서 여행 수요가 급감하자 조종사, 승무원, 정비요원들을 대거 해고했는데 이들을 다시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대규모 결항 사태도 가장 큰 원인은 부족한 인력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지역 항공사인 피드몬드와 엔보이는 2024년 8월까지 조종사들에게 한시적으로 임금을 50% 올려주기로 하는 등 항공사들이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조종사의 경우 하루 이틀에 채용이나 교육이 가능한 것이 아니어서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은 올해에만 1만 명의 조종사를 채용할 계획이지만, 이 같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새로운 조종사를 육성하려고 해도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연방 정부 규정에 따라 항공사에 조종사로 채용되기 위해선 최소 1,500시간의 비행시간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