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자금 100만 달러 추징은 기각…민간 교도소 이감돼 내년 2월까지 복역
성매매 알선과 해외 원정도박 등 혐의로 기소된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32)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상습도박과 성매매처벌법 위반(성매매·성매매 알선·카메라 등 이용 촬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상습도박죄가 성립하는지 다시 판단해달라며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피고인(이씨)이 행한 속칭 바카라의 성질과 방법, 횟수, 규모 등 제반 사정을 참작했을 때 도박의 습벽이 인정된다"며 원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대법원은 이씨로부터 100만 달러(약 11억5천여만원)를 추징해야 한다는 검찰의 상고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이씨가 외국환거래 신고 없이 호텔 카지노에서 100만 달러어치 도박용 칩을 대여받았는데, 칩을 몰수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칩의 액수에 해당하는 돈을 추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외국환으로 한화 10억 원을 넘는 액수의 금전 대차 거래를 하는 경우 신고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어기면 추징 대상이 된다.
대법원은 이에 "피고인이 외화 차용 행위로 취득한 도박용 카지노 칩은 카지노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외국환거래법상 몰수·추징 대상이 되는 대외 지급수단이 아니라고 보고 추징을 하지 않도록 판결한 원심 판단을 수긍한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씨는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클럽과 금융투자업 등의 투자 유치를 위해 대만, 일본, 홍콩 등의 투자자를 상대로 여러 차례 성매매를 알선하고, 자신도 성 매수를 한 혐의를 받았다.
또 서울 강남의 주점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등 명목으로 클럽 '버닝썬'의 자금 5억2천800여만원을 횡령하고 직원들의 변호사비 명목으로 유리홀딩스 회삿돈 2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이 밖에 2013∼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 등에서 도박을 하면서 약 22억원의 돈을 사용하고 도박 자금으로 100만달러 상당의 칩을 대여하면서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 2015년 12월 말 서울 강남구의 한 주점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자 이를 유인석 전 대표에게 알려 조폭을 동원해 위협을 가한 혐의도 적용받았다.
이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총 9개로 1심부터 3심까지 모든 혐의에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1심 법원인 보통군사법원은 이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으나 항소심을 심리한 고등군사법원은 유죄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형량을 징역 1년 6개월로 줄였다.
이씨는 원래 1심 선고 이후인 지난해 9월 병장 만기 전역 예정이었으나, 병역법에 따라 전역 보류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이후로도 군인 신분으로 상급심 재판을 받았다.
이날 대법원이 처벌을 확정함에 따라 국군교도소에 미결 수감 중인 이씨는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돼 민간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병역법 시행령은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전시근로역에 편입한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이씨의 형기는 2023년 2월까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