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계속할 계획"…백인우월주의 총격범, 증오범죄도 기소 전망
뉴욕주 버펄로의 흑인 동네에서 10명을 숨지게 한 슈퍼마켓 총기난사범이 다른 가게들도 공격해 총격을 이어가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지프 그라마글리아 버펄로 경찰국장은 16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총격범이 거기서 나가 광란의 총격을 이어가고 사람들을 계속 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증거가 밝혀졌다"고 말했다.
총격범인 18세 백인 남성 페이튼 젠드런이 또 다른 대형 슈퍼마켓을 공격하려고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물이 있다고 그라마글리아 경찰국장은 전했다.
그는 "(범행 후) 총격범은 차에 타고 제퍼슨 애비뉴를 따라 운전하면서 같은 일(총기난사)을 계속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존 플린 뉴욕주 이리카운티 지방검사장은 "용의자는 더 많은 흑인을 죽일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로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젠드런은 지난 14일 군복에 방탄복까지 입고 반자동소총을 소지한 채 버펄로 동부 흑인 주거 지역의 한 슈퍼마켓에 난입해 마구 총을 쏴 10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했다.
지난해 뉴욕주 빙햄턴의 고교를 졸업한 젠드런은 범행 전날 3시간 반을 운전해 버펄로에 도착한 뒤 현장을 미리 답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인우월주의자인 그는 유색인종에 대한 증오에서 이번 총격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젠드런은 인터넷에 올린 180페이지 분량의 성명에서 백인들이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음모론인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 이론은 공화당의 일부 극우 의원들과 몇몇 보수 방송인들이 인용하면서 미국의 백인우월주의자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이에 따라 젠드런은 흑인 인구 비율이 78%에 달하는 이 동네를 범행 타깃으로 삼고,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격 사건을 모방해 범행 과정을 온라인 생중계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지난해 고교 재학생이었던 젠드런은 사람들을 살해하고 나서 자살하고 싶다는 글을 적었다가 정신감정을 받았으나, 이후 미 연방수사국(FBI)의 관리 대상에는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젠드런은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유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번 총격을 젠드런의 단독 범행으로 판단해 연방법상 증오범죄 혐의 등으로 그를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버펄로가 고향인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피해자와 유가족을 돕기 위해 280만달러의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