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핫 이슈 부상, 민주 유리
1973년 판결 뒤집기에 68% 반대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일 보도함에 따라 여성의 낙태권을 놓고 조지아주 정치권이 치열한 공방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에는 '로 대 웨이드'로 불리는 1973년 연방대법원 판결로 여성의 낙태권이 확립돼 있다. 이 판결은 임신 약 24주 뒤에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전에는 낙태를 허용해 여성의 낙태권 보장에 기념비적 이정표로 여겨져 왔다.
조지아 주의회는 2019년 소위 ‘심장박동법’이라 불리는 낙태금지법을 제정해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까지 했으나 연방법원에 의해 대법원 판결 전까지 시행을 금지하라는 명령을 받은 바 있다. 태아의 심장박동을 의사가 청진기로 들을 수 있는 시기를 대략 임신 6주 정도로 보고 있으며, 그 이후에는 낙태가 전면 금지되는 법안이다.
대법원의 판결문 초안이 유출되자 한 민주당원은 “초안이 사실이라면 조지아주에서 스테이시 에이브럼스가 주지사가 되고 라파엘 워녹이 재선될 것”이라며 낙태에 대한 여성의 헌법적 권리를 박탈하는 판결이 조지아주 정치판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 지역신문 AJC 여론조사에 의하면 거의 반세기를 동안 낙태권리를 보장해온 로 판결을 뒤집는 것에 68%가 반대하며, 24%가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 판결 초안이 유출되자 바이든 행정부의 인기하락과 인플레이션으로 금년 중간선거에서 불리한 여건 속에 있던 민주당은 전세를 뒤집을 호재로 여기고 있다. 민주당 표의 결집을 기대하는 것이다.
워녹 상원의원은 “낙태에 대한 접근을 보호하겠다”며 “여성의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에이브럼스 주지사 후보는 “여성으로 나는 우리 몸과 미래를 통제할 권리가 계속해서 공격당하는 것에 분노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반면 공화당은 조지아 낙태법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데이빗 퍼듀 주지사 후보는 “내가 주지사가 되면 조지아는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심장박동법 입법에 앞장섰던 브루스 톰슨 주상원의원은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특별 입법회기를 소집해 더 엄격한 낙태제한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유출된 초안이 지지자들에게 올해 투표해야 할 새롭고 긴급한 이유를 제공할 것이며, 경제정책과 의료 접근에 대한 논쟁과는 다르게 유권자들을 양극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낙태문제는 특히 임신의 당사자인 여성들에게는 절실한 것이기 때문에 중간선거에서 표심으로 의견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