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파나마 잇는 '다리엔 갭', 미국행 이민자들 통로
미국으로 가기 위해 콜롬비아와 파나마 사이 험난한 '다리엔 갭' 정글을 넘는 이민자들이 계속 급증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올해 1∼2월 다리엔 갭을 통과한 이들이 모두 8천45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천928명에서 세 배 가까이로 늘었다고 29일 전했다.
이중 1천367명은 어린이와 청소년이었다.
지난해 다리엔 갭을 통과한 인원이 총 13만3천여 명으로 역대 최고치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리엔 갭은 남미 콜롬비아와 중미 파나마를 잇는 정글로, 가파른 산과 하천, 빽빽한 숲이 100㎞ 넘게 이어진다.
미국 알래스카부터 아르헨티나 남단까지 아메리카 대륙을 종단하는 팬아메리카 고속도로가 유일하게 끊기는 구간이기도 하다.
도로도 없는 그야말로 야생이지만, 정글을 통과해 파나마로, 이어 중미 국가들을 거쳐 미국까지 가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UNHCR에 따르면 지난해 다리엔 갭을 통과한 이들의 다수는 아이티인들이었다.
2010년 대지진 이후 칠레나 브라질 등 남미 국가로 떠났다가 그곳에서의 생활도 여의치 않자 미국으로 재이민에 나선 이들이다.
올해는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 특히 늘었다.
1∼2월 두 달간 이곳을 지난 베네수엘라인은 2천500명가량에 달해 지난해 전체 2천819명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UNHCR는 밝혔다.
정글을 통과하는 데에는 열흘가량이 소요된다.
정글을 넘다 탈진할 수도 있고, 야생동물이나 범죄자들의 습격을 받을 수도 있다.
콜롬비아에서 정글에 진입했으나 파나마로 살아나오지 못한 사망자나 실종자가 지난해에만 51명에 달한다고 UNHCR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