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량이 증가하거나 체지방량이 감소하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낮아지고, 반대로 근육량이 감소하거나 체지방량이 증가하면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경실 전 교수, 피부과 김성래 전공의)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3~2018년 20~39세 372만7,738명을 대상으로 체지방 및 근육 변화와 심혈관 질환 발생 연관성을 코호트 분석한 결과다.
기존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는 비만인 사람이 체중을 감량했을 때의 실제 건강 이득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체중 감소 효과가 의도적인 것인지, 의도하지 않은 근육량 감소인 것인지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몸의 체지방과 근육 예측식을 개발해 △체지방질량지수(BFMI) △제지방질량지수(LBMI) △사지근육질량지수(ASMI)를 계산하고 개개인의 2년간 변화를 확인했다.
각각의 지수는 체지방과 근육을 키의 제곱으로 나눠 체질량지수(BMI)처럼 계산한 값이다. 이러한 체성분 변화를 독립 변수로 정하고 6년간의 추적 관찰 기간 중에 발생한 심혈관 질환을 결과 변수로 보았다.
연구 결과, 심혈관 질환은 2만3,344건 발생했는데, BFMI가 1kg/㎡ 단위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는 남성에서 16%, 여성에서 32% 증가했다.
한편 LBMI 및 ASMI가 1kg/㎡ 단위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는 남성에서 각각 14%, 24%, 여성에서 각각 23%, 25% 감소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체중 변화가 없는 그룹에서도 유의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체중 변화가 없더라도 체지방이 증가했다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았다. 반면 근육이 늘어났을 때에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낮았다.
이번 연구는 체지방과 근육이라는 각각의 변화와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을 알아낸 첫 번째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BMI나 체중 변화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두 변수가 지방과 근육 합이므로 각각의 체성분이 건강 이득에 미치는 영향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건강한 식단 전략이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지방량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면 젊은 성인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상민 교수는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 이득이 가장 크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성분 조성에서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경실 전 교수는 “운동으로 살을 뺄 수 없다고 운동 없이 식이 요법이나 단식을 하면, 근육이 줄고 체지방이 증가해 여러 병의 원인이 되는 요요 현상이 생긴다”며 “체중 감량 효과가 더디더라도 운동을 병행해야 향후 큰 병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악액질·근감소·근육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