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매장엔 긴 줄, 웃돈까지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유, 천연가스, 밀, 금속 등의 가격이 일제히 급등해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세계 곳곳에서 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 8일 온스당 2,070.44달러까지 올라 2020년 8월의 사상 최고 기록에 5달러 차이로 근접했다가 이후 2,000달러 아래로 내려가 14일 현재 온스당 1,953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0%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귀금속 거래업체 ‘필로로 에델메탈레’ 매장에는 금을 사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 업체 측은 “우크라이나 위기기 시작됐을 때 주문이 급증했다”면서 판매량이 평소의 3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금 실물 수요는 지난해 1,124톤으로 9년 만에 가장 많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요가 더욱 급격히 늘었다. 1온스짜리 골드바를 손에 쥐려면 현물 가격에서 100달러까지 웃돈을 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원자재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큰 이익을 얻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3일 WSJ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소로반캐피털파트너스는 원자재 거래에서 2월 이후 적어도 수억 달러를 벌었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캐슬훅파트너스, 필그림글로벌 등도 많은 수익을 올렸다.
이들은 최근 수 년간 신규 원자재 공급을 위한 투자가 감소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원자재 가격과 생산업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데 베팅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원자재에 초점을 맞춘 펀드들은 지난 몇 년간의 부진 끝에 큰 이익을 얻었는데 올해 1∼2월에만 약 30%의 수익을 올린 경우도 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에너지 업종 지수는 S&P 500 전체 지수를 사상 최대 격차로 앞질렀다. S&P500 에너지 업종은 올해 37% 상승했지만, S&P 500 전체 지수는 1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