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호프·오픈뱅크 등 잇따라 신규 개설
한인은행들이 공격적 지점 확장에 올인하고 있다. 디지털 뱅킹 흐름에 발맞춰 미국 주류 은행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다수 지점을 폐쇄하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커뮤니티 은행으로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비지니스 대출을 주로 하는 사업 특성 때문인데 팬데믹 종료를 앞두고 대면 영업 강화 차원에서 지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뱅크(행장 민 김)은 상징적이라고 할 수 있는 10번째 지점을 지난 7일 세리토스에 소프트 오픈했다. 오픈뱅크 10번째 지점은 세리토스 지역의 중심 도로인 파이오니어 블러버드와 사우스 스트릿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프리웨이에서 가깝고 주변에 대형 샤핑몰 및 한인 식당 등이 많아 좋은 입지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인은행 중 최근 지점 확장에 나선 곳은 오픈뱅크 뿐만이 아니다. 선두 은행인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는 올해 초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워싱턴주 시애틀에 신규 지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조지아주 첫 지점인 애틀랜타 둘루스점을 열고 또 다시 공격적인 지점 확장에 나선 것이다.
이외에도 퍼시픽시티뱅크(PCB·행장 헨리 김)가 14번째 지점을 텍사스주 달라스에 준비 중이고, US메트로뱅크(행장 김동일)도 대출사무소 4곳을 더해 지점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한인 은행들의 이와 같은 행보는 미국 주류 은행들이 지점을 줄이는 것과 상반된다. 시장분석기관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해에만 2,927곳의 은행 지점들이 폐쇄됐다.
대표적으로 웰스파고가 267곳의 지점을 정리했는데 팬데믹으로 인한 대면 영업 감소가 원인이 됐다. 또한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활용한 디지털 뱅킹이 대세가 되면서 더 이상 지점을 운영할 필요가 없어진 것도 주효했다.
주류 은행들과 달리 한인 은행들이 공격적 지점 확장에 나서는 것은 커뮤니티 은행으로서 영업 특성 때문이다. 한인 은행을 찾는 고객 중에서는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상업 대출을 받는 고객들이 많다.
이와 같은 대출 수요는 소매 금융과 달리 거액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디지털 뱅킹이 아니라 대면 영업이 필수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상업 융자를 하는 비즈니스 고객들은 온라인이나 모바일 등 디지털 뱅킹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해당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 수요가 높은 지역에 대출사무소나 지점을 개설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인 은행들에게는 주요 거점에 지점을 개설했을 때 누릴 수 있는 마케팅 효과도 중요하다. 다수 한인들은 한인 은행과 주류 은행에 각각 계좌를 하나씩 개설해 놓고 비즈니스를 하는데 금융 업계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는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