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초 부수고 메모 찢어
뉴욕에서 집안까지 뒤쫓아온 노숙자에게 40차례 이상 칼에 찔려 무참히 살해된 한인 여성 크리스티나 유나 이씨를 추모하는 공간이 훼손돼 지역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17일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씨가 거주했던 맨해턴 차이나타운 인근 아파트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누군가 파손했다. 시민들은 이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이씨의 아파트 앞에 심어진 나무 아래에 꽃다발과 아시안 증오범죄를 비난하는 메모, 양초 등을 남겨놓았는데, 누군가 이를 훼손한 것이다.
아파트 랜드로드인 브라이언 친은 “양초들이 부서져 있었고 아시안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종이도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다”며 “누군가 추모공간을 파손했다는 사실에 매우 화가 난다. 이런 공격을 지켜보는데 지쳤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고 분노했다.
친은 아파트 앞을 비추는 카메라가 있었지만 사건 이후 경찰이 장비를 가져가버려 누가 추모공간을 파손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추모 공간을 지나던 시민들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아시안 주민은 “너무 슬프고 화가 난다. 이건 아시안에 대한 또 다른 증오범죄다. 우리는 잘못한 게 없는데 무슨 이유로 계속 우리를 공격하냐”며 “이씨가 편히 잠들 수 있도록 제발 추모공간을 그대로 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