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재해선포현황 분석
10명 중 4명의 미국인이 지난해 기후변화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가 5일 연방정부 재해 선포 현황을 분석한 결과, 40%의 미국인이 지난해 기후변화로 피해를 본 카운티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80% 이상은 이상 고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기록에 따르면 최소한 656명이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숨졌고, 물질적 피해 규모는 최소 1,040억달러에 달한다고 WP는 보도했다.
여기에는 지난 여름 서부 산물과 가뭄에 따른 최종 피해 규모는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전세계는 잇단 기후 변화의 역습으로 몸살을 앓았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1월 서부를 강타한 기록적 폭우로 한해를 시작해 2월에는 텍사스에서 오하이오에 이르는 지역을 덮친 한파로 수백만명이 전력 대란을 겪어야 했다.
지난 여름에는 이상 고온과 산불이 계속되며 말 그대로 불타는 한 철을 보내야 했고, 최근에는 켄터키주를 비롯해 중부를 휩쓴 이례적인 겨울 토네이도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WP는 특히 최근 5년 사이 산불 피해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2016년의 경우 전체 미국인의 8.9%가 산불 피해 지역에 거주한 것으로 집계된 반면 지난해에는 이 비율은 15.3%로 크게 뛰었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 등에 따른 기후변화로 지구 평균 온도가 상승할수록 산불 발생 기간이 길어지고, 지속 시간도 늘어나 피해를 키운다고 진단한다.
이와 함께 온도가 섭씨 1도 상승할 때마다 대기는 7%의 수분을 더 함유, 허리케인 가능성도 커진다고 WP는 덧붙였다.
역설적으로 대기 중 습도가 높아질수록 대지는 더 빠르게 말라붙어 산불 등 위험도 함께 키우는 악순환을 형성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기후변화의 대표적 문제로 지적되는 북극 빙하 해빙에 따른 해수면 상승 역시 또 다른 환경 문제다.
게다가 극지대 기온이 오르며 극지방에 갇혀있던 냉기류가 밀려 내려오며 한층 기온 교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후학자인 마이클 웨너는 “기후변화의 문제는 비교할 만한 통계가 없다는 점에서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확실한 것은 온도가 1도 오를 때마다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그것이 2, 3도가 될 경우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