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4년 9개월 만에 출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제외
한명숙 복권·이석기 가석방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유죄 확정을 받아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연말에 특별사면으로 풀려난다. 2017년 3월31일 구속된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고 만기 출소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역시 복권됐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내란선동 혐의로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별도의 성탄절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
한국 법무부는 2022년 신년을 맞아 이들을 비롯한 일반 형사범 등 3,094명을 31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정부는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딛고 온 국민이 대화합을 이뤄, 통합된 힘으로 코로나19 확산과 그로 인한 범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역시 브리핑에서 “국민 화합과 갈등 치유 관점에서 대통령이 사면을 고려한 걸로 알고 있다”며 “지난 20일과 21일 열린 사면심사위원회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심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도 사면에 “매우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 전 대통령이 제외된데 대해 “국민적 정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지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이후 어깨·허리 질환으로 여러 차례 치료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올해 1월과 7월에도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2019년 9월에는 같은 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았다. 최근에는 정신적인 불안 증세를 보여 이와 관련한 진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올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35억원의 추징금을 확정받아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 왔다. 이와 별도로 2018년 11월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을 먼저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