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급속한 확산 누구도 몰랐다…접종은 애국적 의무"
"미접종자, 우려할 충분한 이유 있어…전면봉쇄는 절대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급속한 확산에 우려를 표시하며 미접종자의 접종과 부스터샷(추가접종)을 호소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작년과 달리 접종 완료자가 늘고 준비 상태도 개선돼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안심시키면서도 미접종자의 경우 오미크론 확산의 고위험군이 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오미크론 확산 대응 전략을 설명하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미크론 때문에 연설대에 선 것은 지난 2일 이후 19일 만이다. 당시 미국은 두 번째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올 정도로 초기였지만 그 사이 오미크론이 전체 확진자의 70%를 넘어서며 우세종이 될 정도로 급속히 퍼졌다.
바이든 대통령 스스로 "누구도 오미크론이 이렇게 빨리 퍼질 줄 예상하지 못했다", "하루 단위로 50%, 100%, 200%, 500%로 퍼진다"고 인정할 정도다.
바이든 대통령은 접종 완료자도 오미크론에 돌파감염이 될 수 있지만 중증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며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미접종자는 입원이나 사망 등 훨씬 더 높은 위험에 처한 만큼 우려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경각심을 고취했다.
그는 "올해 40만 명의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숨졌지만 대부분 미접종자였다. 거의 대부분은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이 애국적 의무라면서 미국인을 향해 수 차례 "제발 백신을 맞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미국은 백신 물량이 넘쳐나지만 접종 거부자가 많아 최소 1회 접종자가 인구 대비 72.9%, 접종 완료자가 61.5% 수준이어서 접종률 제고에 애를 먹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장 강력한 보호를 제공하는 것이 부스터샷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부스터샷을 맞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언급한 뒤 "부스터샷은 나와 그가 동의하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라며 추가접종도 간곡히 당부했다. 현재 미국에서 부스터샷까지 끝낸 비율은 29.8%다.
바이든 대통령은 100인 이상 민간 기업 등에 대한 접종 의무화 조치에 대해 "당신의 삶을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2억명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환자 치료에 대응할 장비와 지식을 갖추는 등 오미크론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이 전면 봉쇄책(Shutdown)을 취했던 작년 3월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를 봉쇄할 필요가 없다"며 정상적으로 대면 수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누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자국민에게 자가 진단 키트 5억 개를 신청자에 한해 우편을 통해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백신 접종소를 현재 8만 곳에서 1만 곳 더 늘리고, 뉴욕처럼 길게 줄을 서서 검사를 기다리지 않도록 긴급 검사시설도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병원의 의료인력 부족을 돕기 위해 군대의 의사와 간호사 등 1천 명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케이블TV와 소셜 미디어의 위험한 허위 정보가 백신 거부를 부추긴다면서 "지금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 기업이 거짓말과 허위 정보를 퍼뜨려 돈을 벌고 있지만 그들의 고객과 지지자를 죽일 수 있다면서 "이는 틀렸고 부도덕한 일"이라고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오미크론 발병 초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8개국에서 출발한 여행자에 대해 미국 입국을 금지한 데 대해 이 조처를 해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