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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에 '표현자유 수호' 필리핀·러시아 반정부 언론인

글로벌뉴스 | 사회 | 2021-10-08 09:41:56

노벨평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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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 전쟁' 비판한 레사…검열사회 저항한 무라토프

1935년 후 첫 언론인 수상…"민주주의·평화 전제 지켰다"

레사 "팩트 없으면 불신 세상"…무라토프 "피살기자 위한 상"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필리핀의 마리아 레사(왼쪽)와 러시아의 드미트리 무라토프(오른쪽) 등 언론인 2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민주주의와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전제 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필리핀의 마리아 레사(왼쪽)와 러시아의 드미트리 무라토프(오른쪽) 등 언론인 2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민주주의와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전제 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노벨평화상 영예는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필리핀의 마리아 레사(58), 러시아의 드미트리 무라토프(59) 등 언론인 2명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민주주의와 지속되는 평화를 위한 전제 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해 이들 2명을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노벨위는 "레사와 무라토프는 필리핀과 러시아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한 용감한 싸움을 벌였다"며 "이들은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점점 더 악조건에 직면하는 세상에서 이러한 이상을 옹호하는 모든 언론인을 대표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로이터, AP 통신에 따르면 언론인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독일이 1차 세계대전 뒤 비밀리에 재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독일 카를 폰 오시에츠키의 1935년 수상 이후 처음이다.

 

그보다 전에는 1907년 이탈리아의 에르네스토 테오도로 모네타가 언론과 국제평화에 힘쓴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레사는 필리핀에서 커지는 권위주의와 폭력의 사용, 권력 남용을 폭로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활용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눈엣가시'로 꼽히는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래플러'(Rappler)의 공동설립자다.

레사는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 세계적 논란을 일으킨 '마약과 전쟁'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대대적인 마약소탕 작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6천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이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레사와 래플러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 확산, 반대파 탄압, 여론 조작을 기록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레사는 노르웨이 TV2 채널과 한 인터뷰에서 "(필리핀) 정부가 분명 기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약간 충격이고 감정이 북받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래플러와 한 인터뷰에서는 "팩트 없는 세상은 진실과 신뢰가 없는 세상을 뜻한다"며 자신의 수상에 대해 "아무것도 팩트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레사는 18번째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다.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미국·필리핀 이중국적자인 레사는 CNN 마닐라·자카르타 지국장을 지냈다.

 

무라토프에 대해 노벨위는 "러시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점점 더 험난해지는 환경에서 언론의 자유를 수호해 왔다"고 평했다.

그는 1993년 독립 신문인 노바야 가제타를 공동 설립했다.

이 매체는 팩트에 근거한 저널리즘과 기자 정신을 바탕으로 검열사회로 비판받는 러시아에서 중요한 정보 제공처로 주목받았다.

이 신문이 창간한 이래 기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체첸 지역에서 러시아가 자행한 인권유린 문제를 집중해서 다루다가 2006년 살해된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다 등의 사례가 있다.

무라토프는 편집장을 맡아 보도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기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노력해 왔다.

무라토프는 러시아 타스통신에 "이 상은 내 것이 아니라 노바야가제타의 것"이라며 이 상이 "언론의 자유라는 권리를 수호하다가 살해된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무라토프는 소비에트연방(소련)이 무너진 뒤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인이라고 보도했다.

소련 붕괴 전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과 인권운동을 벌인 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가 각각 1990년과 1975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노벨위는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사실에 기반을 둔 저널리즘은 권력남용과 거짓, 전쟁 선전에 맞서는 역할을 한다"며 "노벨위는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가 대중의 알 권리를 확보하며, 이는 민주주의의 전제조건이고 전쟁과 분쟁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이번 수상자 발표에 "저널리즘 수호를 위해 집결하라는 요구"라고 평가하면서 "저널리즘에 대한 특별한 헌사이기에 기쁘지만, 전 세계 저널리즘이 현재 위험에 처했고 약화했으며 위협받기에 긴박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번 반체제 언론인들의 수상이 국제사회에서 또 다른 갈등을 부를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인권을 위해 장기간 비폭력 투쟁을 벌여온 류샤오보(劉曉波)가 2010년 평화상을 받자 중국은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중단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무라토프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축하한다는 입장을 신속하게 내놓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무라토프에게 재능 있고 용감한 인물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무라토프에게 축하할 수 있다"며 "그는 자신의 이상을 위해 계속해서 일해 왔다"고 말했다.

 

노벨평화상은 1901년 시작돼 올해 102번째로 수여된다.

올해까지 단독 수상은 69차례였으며 두 명 공동 수상은 31차례, 3명 공동 수상은 2차례였다.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상금 1천만 크로나(약 13억5천만원)가 지급된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지난 4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까지 발표됐고 11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공개되면서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는 마무리된다.

<연합뉴스>

[그래픽] 노벨 평화상 수상자
[그래픽] 노벨 평화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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