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소수의 승자 뒤엔 수많은 패자 있음을 기억해줬으면…”

한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1-09-29 08:47:36

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 인터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인터뷰 - 세계 넷플릭스 1위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게임의 재미와 사회적 공감대… 지구촌 가장 뜨거운 드라마로

 

 ‘오징어 게임’ 연출한 황동혁 감독.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 연출한 황동혁 감독.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한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한장면. [넷플릭스 제공]

“한국에서 1위 할 때 기뻐서 술 한 잔, 미국 1위 때 또 한 잔, 그렇게 매일 정신 없이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얼떨떨해요. 창작자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영광이겠죠.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1위에 오를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전 세계에서 지금 가장 뜨거운 드라마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구름 위에 붕 뜬 듯했다. 지난 17일 공개 직후 국내 넷플릭스 인기 순위 1위에 오른 뒤 잇달아 미국 1위, 전 세계 1위를 차지했으니 스스로도 놀랄 만하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책임자(CEO) 겸 최고콘텐츠책임자(CCO)마저 27일(미국 현지시간) “넷플릭스 사상 비영어권 최고 흥행작이 될 것”이라며 “넷플릭스 작품 중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일확천금 노리는 풍조에 공감대 생긴 듯”

 

28일 화상으로 만난 황 감독은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만들면서 잘 될 거라는 자신감과 믿음이 있긴 했지만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은 특히 해외 관객에게서 절대적인 호평을 듣고 있다. 그가 본 인기 요인은 게임의 단순함과 사회적 공감대다.

 

“나라마다 놀이 문화가 다르지만 전 세계 누가 봐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따라 할 수 있는 놀이라는 측면도 있을 겁니다. 세상이 바뀐 덕도 봤습니다. 13년 전 구상할 때만 해도 낯설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투자사와 배우들에게 모두 거절당했거든요. 코로나19로 사는 게 더욱 힘들어지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면서 가상화폐나 주식 등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늘었잖아요. 그래서 공감대와 현실성이 생긴 것 같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황 감독이 데뷔작 ‘마이 파더’의 흥행 실패 후 만화에 푹 빠져 있었던 2008년 구상한 작품이다. 당시 읽었던 일본의 데스게임 장르 만화 ‘도박 묵시록 카이지’ ‘배틀 로얄’ ‘라이어 게임’ 등에서 힌트를 얻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이유로 표절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그는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런 장르 속 게임이 어렵고 복잡한 것과 달리 전 세계 누구든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게임이 아닌 사람들의 감정에 집중하도록 한 거죠. 뛰어난 두뇌나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주인공의 영웅 서사가 아니라 실패자, 루저들의 게임이란 점도 다릅니다. 또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게임에 참여하고 과반 이상 동의하면 언제든 게임을 그만둘 수 있도록 했는데 해외 관객들도 그 점을 재미있게 봤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연락”할리웃 진출 가능성도

 

작품 속 기훈(이정재)은 극한경쟁에서 낙오된 소시민의 전형이다. 그는 정리해고, 실직, 자영업 실패, 이혼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상태에서 게임에 참가한다. 다른 참가자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이들도 결국 1명의 승자만을 남기고 모두 사라진다. 황 감독은 “소수의 승자를 위해 수많은 패자가 있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은 황 감독의 설명처럼 현대 사회의 여러 측면을 은유적으로 극화한 알레고리다. 약육강식의 세상과 별반 다를 게 없는 환경인데도 게임 진행자가 바깥 사회와 달리 평등하고 공정한 조건이라고 강조하는 점 역시 그렇다. 황 감독은 “불평등이 만연하고 형식적인 기회의 공정성도 담보하기 어려운 세상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교사들이 장애 학생에 성폭력을 휘두른 인화학교 사건을 토대로 한 ‘도가니’에서 칠순 할머니가 소녀로 돌아가는 판타지 코미디 ‘수상한 그녀’를 거쳐 병자호란 배경의 시대극 ‘남한산성’ 그리고 ‘오징어 게임’까지 황 감독은 다양한 장르, 소재를 넘나들며 연출력을 과시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느끼는 떨림과 두려움이 창작의 에너지가 된다”는 그는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에 대해 “혼자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하다 보니 치아가 6개 빠졌는데 시즌2까지 혼자 감당하게 되면 틀니를 끼게 될 것 같다”면서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차기작으론 영화를 준비 중이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 이후 “해외에서 이런저런 연락이 오고 있다”면서 할리우드 진출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한국에서 찍을 수도 있고 미국에서 찍을 수도 있는 설정이어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듯한데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찍게 된다면 영화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주한미대사관 비자전담데스크 출범, 비자에 ‘각주’ 달아 이민국 단속 방지
주한미대사관 비자전담데스크 출범, 비자에 ‘각주’ 달아 이민국 단속 방지

대미투자 기업·협력사 근로자각주 달아 입국 및 단속예방  9월 30일 워싱턴DC에서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 ‘비자 워킹그룹’ 첫 회의가 열리고 있다. [외교부

“새인가, 비행기인가?”…상공서 집 찍는‘AI 풍선’등장
“새인가, 비행기인가?”…상공서 집 찍는‘AI 풍선’등장

집 위 상공에 정체 불명의 물체가 떠다니고 있다면 유심히 볼 필요가 있겠다. 최근 주택가 상공에 떠오른 풍선형 로봇들이 주택 지붕과 마당, 동네 구석구석을 촬영하는 사례가 자주 보

‘즉시 입주 가능’?… 자칫 불량‘레몬 하우스’일 수도
‘즉시 입주 가능’?… 자칫 불량‘레몬 하우스’일 수도

이른바 ‘즉시 입주 가능’(Move-in-Ready)한 매물을 선호하는 바이어가 많다. 큰 공사를 실시할 필요 없이 바로 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즉시 입주 가능하다는 말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말라”… ‘이것’ 넣으면 1급 발암물질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말라”… ‘이것’ 넣으면 1급 발암물질

어젯밤 생선구이를 다시 데워 먹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구는 전자레인지다. 빠르고 간편하지만 생선 같은 해산물만큼은 전자레인지에 넣지 않는 편이 좋다. 28일 식품의약품안

겨울 되니 ‘이 바이러스’ 돌아왔다… “변기 뚜껑 닫고 물 내려야”
겨울 되니 ‘이 바이러스’ 돌아왔다… “변기 뚜껑 닫고 물 내려야”

겨울철에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모든 연령층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고 전파력 또한 강해 주의해야 한다. 29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

현금인출기처럼 자금 확보 수단…‘ATM’급증
현금인출기처럼 자금 확보 수단…‘ATM’급증

지난 1년간 금융시장에서 특정 기업들을 두고‘ATM 발행사’(ATM Issuer)라는 표현이 부쩍 늘었다. 여기서 ATM은 자동입출금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At-The-Mark

“늙었다고 무시마세요”… 베이비부머 ‘최대 부자세대’
“늙었다고 무시마세요”… 베이비부머 ‘최대 부자세대’

‘금융·주택’ 자산 등 85조 달러↑과거 경제 호황기 높은 저축률집값 상승 혜택 고스란히 누려절반은‘주식·채권’등 금융자산  베이비 붐 세대의 자산이 85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미 대학 입시계에 부는 변화의 바람
미 대학 입시계에 부는 변화의 바람

UVA, 추가 에세이 폐지대학이 먼저 합격 제시정치 편향 캠퍼스’확산 미국 대학 입시계가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4년제 대학 학위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하면서 지원 간소화에서

‘소규모 수업·저렴한 등록금’… 커뮤니티 칼리지 FAQ
‘소규모 수업·저렴한 등록금’… 커뮤니티 칼리지 FAQ

‘개방형 입학’ 거의 누구나 입학 가능취업시장 진출 돕는 ‘실무형 교육’4년제 편입 경로로도 많이 활용펠 그랜트 등 각종 재정 보조 가능 커뮤니티 칼리지는 주로 공공기관 형태로 운

H-1B심사 ‘검열(표현의 자유) 이력자’ 걸러낸다

전문직 취업비자 심사 강화,트럼프 “우파 목소리 검열서 억압” 이력서·링크드인 프로필 검토 지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 비자 신청자가 ‘온라인 검열’ 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