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여가문화 바뀌어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반려인들이 크게 늘면서 여가를 즐기는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많게는 수만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반려인들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며 애지중지하는 인식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이러한 변화 속도는 빨라졌다. 여행에 여러 제약이 따르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안전하고 편안한 방법을 찾는 이들이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최근 CNN은 민간 항공사의 전용기를 이용해 반려동물들과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전에는 부유층이나 유명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완전히 손이 닿지 않을 것 같았던 전용기가 코로나19 이후 접근이 용이해졌다는 것이다.
석유·가스 유틸리티 회사에 근무하는 케이틀린 스테지는 반려견 ‘무스’를 위해 여행 경비를 아끼지 않는다. 최근에는 제약이 많은 대형 항공사 대신 민간 항공사의 전용기를 이용해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을 다녀왔다.
CNN에 따르면 스테지는 무스가 돌아다닐 수 있도록 전용기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재산 상태를 밝히진 않았지만, 무스와 여행할 때는 매번 전용기를 이용하고 있다고. 스테지가 이용한 항공기는 미국 프라이빗 전용기 회사 넷젯(NetJets).
전용기 이용 비용은 3만 달러. 래브라두들(래브라도 레트리버와 푸들을 교배한 개) 종으로 키가 큰 무스가 일반 비행기를 타려면 화물칸 위탁 운송을 해야 한다. 그러나 무스에게 위험할 수도 있어 스테지는 단 한 번도 일반 비행기를 탄 적이 없다.
글로벌 프라이빗 항공기 운영사 비스타젯(VistaJet)은 지난 2년 동안 비행한 동물의 수가 8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마케팅 및 혁신 담당 부사장인 마테오 아티에 따르면 현재 회원 4명 중 1명이 네 발 달린 동반자와 함께 비행하고 있으며, 새의 탑승 횟수도 늘고 있다. 고양이 탑승의 경우 2019~2020년 357% 급증했다.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19와도 연결돼 있다. 비스타젯 측은 “코로나19가 극에 달했을 때 반려동물 입양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지난해 3~9월 미국 가정의 위탁 반려동물 수가 8% 증가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세기 항공사 럭셔리 에어크래프트 솔루션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반려동물과 함께 비행하는 승객 수가 74% 증가했다.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인 다니엘 허시혼은 “예전에는 출장 등 비즈니스 고객이 많았다면 현재는 여가생활을 위한 여행 승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두 명이 아닌 가족 단위 고객이 많다는 것이다. 허시혼은 “가족 단위 고객들이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럭셔리 에어크래프트 솔루션도 펜실베니아주에서 반려견을 입양한 캘리포니아주 거주 고객을 위해 전용기를 띄웠다. 이 고객은 오직 반려동물을 위해 3만 달러를 기꺼이 지불한 것이다.
CNN은 “지난 1년6개월 동안 여행 제한이 계속되고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소중히 생각하는 반려인들이 전용기를 선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