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저스틴 손군 명문대 입학 감동스토리
세실리아 장-필립 손씨 헌신적 뒷바라지
중증 자페를 이겨내고 죽을 고비까지 넘기며 수학에 특출함을 보여 남가주의 명문 리버럴 아츠 대학인 클레어몬트 멕케나 칼리지에 입학한 한인 학생이 있다. 오렌지카운티 아스퍼거 서프트 그룹의 제미슨 위태커 장학생으로 뽑힌 저스틴 손(18)군이다.
트로이 고교를 졸업한 그는 15개의 AP 과목들을 듣느라 밤잠을 설쳤고 방과후 활동으로 이글스카웃에 올랐으며 고교 시절 내내 육상팀에서 활약했다. 또 자원봉사활동에도 열성을 보여 ‘스쿨 온 휠스’를 통해 홈리스 학생들의 튜터로 열악한 교육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손 군이 자폐증을 극복하고 이룬 이 모든 학업적 성과와 인내의 뒤편에는 저스틴의 어머니 세실리아 장 변호사와 아버지 필립 손 CPA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손 군의 부모는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펙트럼 오브 호프’라는 비영리 재단을 설립해 다른 자폐 가정 돕기에 나서서 귀감이 되고 있다.
스펙트럼 오브 호프 재단의 설립자로 디렉터를 맡고 있는 어머니 세실리아 장 변호사에 따르면 손 군은 20개월 무렵 자페 진단을 받았다. 10단계의 자폐 단계(스펙트럼)가 있다면 딱 중간인 5번째의 자폐증이었다. 믿기 힘든 아들의 자폐 진단에 이들 부부는 혹시 자폐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었고 100% 없앨 수는 없지만 부모의 노력 여하에 따라 조기치료를 통해 자폐증상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조기치료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이들 부부는 자폐치료 중 가장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ABA(행동수정)치료에 돌입했다고 한다. 리저널 센터와 교육구에서 펀딩을 받고 3살 때부터 ABA치료를 시작한 저스틴은 4년 동안 주 30시간, 집과 동네, 프리스쿨, 커뮤니티에서 ABA치료사의 지도를 받았고 눈부신 발전을 거뒀다.
킨더가든을 마칠 무렵 ABA프로그램 졸업을 했으나 그해 여름방학 수영장에서 스노쿨링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의식불명의 코마 상태에서 저체온치료에 들어갔고 사고 1주 만에 깨어난 저스틴은 중환자실과 재활원으로 옮겨져 피나는 노력 끝에 재활에 성공했다. 학교 생활도 정상적으로 복귀했던 저스틴은 자신이 희망한 대로 매그닛 과학고인 트로이 하이스쿨에 입학했다.
15개의 AP과목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과외 활동에도 열심을 보인 그에게 또 하나의 시련이 있었다. 11학년 2학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홈스쿨링이 시작된 것이다. 워낙 쉽게 주의가 산만해지는 손 군은 온라인 수업을 정말 싫어했고 학교 점심시간 친구들과 하던 카드놀이, 육상반 활동이 그리워했다.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찾아온 팬데믹 기간 저스틴이 무너지지 않도록 온 가족이 힘을 합했고 규모가 작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가고 싶다는 저스틴의 희망대로 클레어몬트 멕케나를 지원했다. 팬데믹의 혼돈 속에 저스틴에게 날아온 입학허가서에 저스틴은 생일선물을 받은 듯 기뻐했고 대학에 가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수학을 전공하겠다고 했다.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겠지만 희망이 있으면 인내할 수 있습니다. 기적들의 연속이었던 저스틴의 자폐증 극복에는 양질의 강도높은 조기 ABA 치료가 절대적이었어요”
불가능해 보였지만 치열하게 노력하면 자폐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손 군은 지금 꿈에 부푼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그 노력을 이끌어 낸 어머니 세실리아 장 변호사는 자폐증 진단을 받은 가정에 ABA 치료 정보와 로드맵을 제공하기 위한 스펙트럼 오브 호프 재단을 설립, ‘자폐와의 전쟁에서 이기는 법’을 알리고 있다. 재단 웹사이트 www.spectrumhope.org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