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황희찬 김민재와 하루 늦게 대표팀 합류
물 오른 경기력, 월드컵 예선에서 이어갈까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경기에서 결승골 2골을 터뜨리며 벌써부터 커리어하이 시즌을 예고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해 귀국했다. 유럽파 에이스들이 대거 합류해 최정예 스쿼드를 구성한 벤투호가 어떤 성적표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라크와 1차전,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2차전을 치른다. 아시아 2차예선을 H조 1위(5승1무)로 통과한 대표팀은 이라크, 레바논, 그리고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시리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본선 직행을 위해선 조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첫 단추는 이라크전이다. 상대 전적이나 객관적 평가는 한국이 우위다. 특히 유럽파 선수들이 대거 합류한 최정예 멤버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손흥민, 황의조(지롱댕 드 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김민재(페네르바체) 등 유럽파 4명은 다른 선수들보다 하루 늦은 31일 파주NFC에 있는 대표팀에 합류했다.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에 대한 기대가 높다. 그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개막전과 3라운드 왓포드전에서 각각 결승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3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A매치 골은 뜸했다. 지난 6월 레바논전에서 1년 8개월만에 페널티킥으로 득점한 정도다. 손흥민은 “힘든 일정이 될 것 같다. 이번에 들어올 때 선수들의 각오가 모두 다부졌다. 얼마나 중요한 경기인지 잘 알고 있다”며 “오랜만에 들어온 만큼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희찬, 김민재 등 새 둥지를 튼 유럽파들도 소속팀에 강한 인상을 줄 절호의 기회다. 황희찬은 30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잉글랜드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했다. 황희찬은 “좋은 팀에 들어가게 돼 기대가 많이 되지만, 대표팀 경기 이후로 미뤄두겠다”며 “첫 경기부터 이겨서 저희가 더 좋은 위치를 가져갈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장거리 비행 이후 약 50시간 만에 경기를 치러야 하는 건 부담이다. 유럽파 4명은 팀 일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항공기 운항 감소로 늦게 합류했다. 시차 적응도 어려운 시간이다. 여독이 채 풀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틀 만에 경기를 치러야 한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1일 하루다.
이라크가 한국보다 한수 아래인 것은 분명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6위 한국은 이라크(70위)와 7승 11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무승부도 많다. 이라크가 수비적으로 나설 경우 경기를 풀어가는 게 예상보다 어려울 수 있다. 9년 동안 카타르 리그에서 뛰어 중동 축구를 잘 알고 있는 남태희(알두하일)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이라크전은 특히 더 잘 준비해야 한다”며 “이른 선제골을 넣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라크는 이번 경기를 위해 약 20일 간 스페인과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호흡을 맞췄다. 한국을 2006 독일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네덜란드)이 이라크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힘든 과정이고, 여러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우리의 프로세스와 준비를 믿고 좋은 경기를 하겠다. 9월 홈 2연전을 최고의 경기력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동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