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찾아오면서 아이스크림ㆍ맥주ㆍ아이스커피 등 차고 시원한 음식이 당기게 된다. 그런데 찬 음식을 너무 많이 먹다간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평소 장이 약한데 찬 음식을 자주 먹다간 가뜩이나 약한 장을 더 예민하게 만든다.
박재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과민성 장 증후군은 대장내시경 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어도 특별한 질환이 없으면서 복부 팽만감 등 복부 불편감 및 복통이 반복되고 설사ㆍ변비 등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특히 여름에 더 잘 발생한다. 여름철의 고온 다습한 환경은 장 기능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재우 교수는 “습하고 더운 외부 환경에 비해 인체는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속이 차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찬 음식을 먹으면 소화기관 온도가 내려가면서 소화 효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어 음식물 소화가 잘 안 되고 배탈ㆍ설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박재우 교수는 “한방에서는 날것이나 찬 음식을 ‘생냉지물(生冷之物)’로 여겨 장을 상하게 하고 비위를 약하게 한다고 보고 있다”며 “찬 음식은 일시적으로는 몸을 시원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장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자신의 평소 체질을 알면 과민성 장 증후군에 걸리지 않게 관리할 수 있다. 본인이 체질적으로 소화 기능이 약하고, 속이 차다면 찹쌀ㆍ닭고기ㆍ부추 등 성질이 따뜻한 음식을 위주로 먹고, 돼지고기ㆍ빙과류ㆍ녹두 등 성질이 찬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아랫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도 잦은 경우라면 ‘마’를 활용하면 좋다. 또 평소 변비가 심하다면 채소류나 수분 섭취를 늘리고 그래도 변비 증상이 지속하면 알로에 등도 도움이 된다. 다만 알로에는 속이 차고 냉한 사람은 오래 먹지 말아야 한다.
더운 날씨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삼계탕ㆍ전복ㆍ장어 같은 고단백 보양식으로 소화 기능도 높이고, 체내 기운을 보강할 수 있는 보양 요법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근력이나 체력이 약한 사람은 아침저녁으로 비교적 날이 뜨겁지 않고, 햇빛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는 때를 활용해 가볍게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