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의 첫 유럽 순방을 통해 대서양 동맹 재건과 대중·대러 대응에 몰두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산적한 국내 현안을 맞닥뜨렸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이 2조2,500억 달러로 제시했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두고 연방의회에서 계속되는 줄다리기가 최대 현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으로 떠나던 지난 8일 공화당과의 협상에 대해 중단을 선언하고 초당적 그룹과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협상팀에) 감사를 표했으나 자신이 1조 달러 이상 줄일 의향이 있는데도 공화당이 1,500억 달러만 추가로 제시한 데 대해 실망도 표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밋 롬니 연방상원의원과 민주당 크리스틴 시네마 상원의원 등이 시작한 초당적 그룹에는 16일까지 공화 11명, 민주 9명, 무소속 1명 등 21명의 상원의원이 동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명씩 양분해 좀처럼 합의의 기미를 보기 어려운 상원에서 일정 부분 진전이 이뤄진 셈이다.
이들의 수정안은 ‘5년간 9,740억 달러’라고 WP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애초 제시한 규모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지만 백악관은 1조 달러 근처에서 합의할 의향도 있음을 내비쳐 왔다고 WP는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초당적 그룹이 내놓은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직 보지 못했고 세부 사항을 모른다. 내가 아는 건 비서실장이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재원 마련을 두고서는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태다. 공화당은 증세를 ‘레드라인’으로 내걸고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은 소득 40만 달러 이하엔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CNN방송은 인프라 투자 협상을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제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만큼 힘들기만 하고 보상은 크지 않은 퍼즐로 넘어간다”고 평했다.
독립기념일인 7월4일에 맞춰 미 성인 70%에게 최소 1차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바이러스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초반에 비해 접종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한 탓이다. 반전이 없으면 7월4일까지 67∼68% 정도만 접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독립기념일 행사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며 그간의 코로나19 대응 성과를 자찬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 성향인 스티븐 브레이어 연방대법관의 후임 지명 문제도 조만간 뜨거운 감자가 될 공산이 있다.
진보 진영에서는 올해 82세인 브레이어 대법관에게 은퇴를 촉구하고 있다. 그래야 내년 말 중간선거로 의회 지형이 바뀌기 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진보성향 후임을 지명하고 민주당 우위의 연방상원에서 인준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당연히 공화당에서는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