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 감독이 데뷔작 '새벽의 저주' 이후 17년 만에 다시 좀비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로 돌아온다.
조지 로메로 감독의 동명 원작(1978)을 리메이크한 '새벽의 저주'와 달리 직접 각본을 쓰고, 촬영까지 맡았다.
오는 21일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최근 열린 화상 간담회에서 스나이더 감독은 "직접 촬영을 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CF 감독으로 활동했던 그는 '새벽의 저주'가 성공한 뒤 '300'(2007)으로 흥행 감독 반열에 올랐다. 이후 '맨 오브 스틸',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등 DC 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영화들을 만들어 왔다.
스나이더 감독은 "슈퍼 히어로 영화들을 촬영할 때는 카메라 자체와는 거리가 있는 곳에서 연출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직접 카메라를 잡고 생생한 현장을 경험했다"며 "영화와 나의 연결고리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영화는 좀비가 점령한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잠입해 금고에서 거액을 돈을 빼 오는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용병 조직의 이야기다.
다양한 재주와 성격, 사연을 가진 용병들이 강력한 좀비 무리에 맞서 협력하면서도, 서로 속고 속이고 혹은 희생하며 금고로 향해간다. 인간관계의 감정선은 용병을 이끄는 스콧(데이브 바티스타)과 딸 케이트(엘라 퍼넬)의 관계가 중심이 된다.
스나이더 감독은 "부녀 관계가 이 영화의 핵심이라 볼 수도 있다"며 "시나리오를 쓰면서 개인적인 경험, 저와 아이들의 관계가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은 누구보다 나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지만, 가장 큰 행복을 주는 것도 아이들이다. 삶의 부침을 아이를 통해 느낄 수 있고, 그걸 영화에 녹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감독은 2017년 개봉한 영화 '저스티스 리그' 촬영 중 딸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영화에서 하차한 바 있다.
영화는 스나이더의 이름으로 개봉했지만, 조스 웨던 감독의 재촬영분과 후반 작업분이 대부분이었고, 악평과 함께 흥행에 실패했다. 이후 팬들의 성원에 스나이더 감독의 촬영분으로 다시 편집한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가 지난 3월 워너브러더스의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를 통해 공개됐다.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스나이더 감독이 '새벽의 저주'를 마무리한 직후 구상을 시작한 영화다. 처음엔 직접 연출할 생각은 없이 각본 작업을 했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스나이더 감독은 "워너브러더스와의 작업이 무산된 이후 넷플릭스 관계자와 이야기하다 가볍게 이야기를 꺼냈는데 좋은 반응을 보였고, 내가 연출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써도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며 "바로 촬영을 시작했고 빠르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부터 스트리밍 공개를 결정했고, 넷플릭스에서도 상당한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다"며 "TV를 위해 만들기 시작했고, 모두를 위해 극장이든 스트리밍이든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코로나 이전이었다면 극장에서 봤겠지만, 그만큼의 품질, 그만큼의 느낌을 집에서 TV로도 전할 수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감독은 몇 가지 이스터에그와 카메오 출연 등에 대해서도 힌트를 줬다.
"영화 초반 오프닝 장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트럭 안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잘 들어보면 좀비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어요. 카메오 출연은 아니지만 제가 카메라를 잡고 촬영하는 모습이 거울에 반사돼 찍혔어요. 지울까 하다 그냥 뒀는데 영화를 100번 정도 보시면 저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영화의 프리퀄 촬영도 마쳤다. 스나이더 감독은 "프리퀄도 기대하라"며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