캅 대형교회 감독파송 거부 교단탈퇴
동성애 반대 목사 대형교회 파송중단
애틀랜타의 캅카운티 소재 연합감리교회(UMC) 소속 대형교회인 마운트 벧엘교회가 목회자 파송 문제로 교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마운트 벧엘교회 조디 레이 담임목사외 평신도 대표들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단과 결별하는 수순을 밟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조디 레이 목사는 북조지아연회 수 호퍼트-존슨 감독의 “일방적 목회자 파송 결정에 따르거나, 휴직하거나, 목사자격 반납 가운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무거운 마음으로, 그러나 분명한 양심을 걸고 정회원 목사직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연회는 2016년부터 이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레이 목사를 연회본부 내 교회개발과 인종화해 관련 부서로 파송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교회 측은 “전혀 협의가 없는 일방적 통고였다”며 반발했으나, 연회 측은 “목회자 파송은 심술, 처벌, 핍박의 수단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감리사와 연회 감독 보좌역이 교인들을 만났으나 파송을 취소하지 않으면 교단이 3-4백만달러의 재정 손실을 입게될 것이라 위협했다”고 반박했다.
교회의 요청을 연회가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벧엘교회 행정위는 회의를 통해 연회와 결별하는 수순을 밟기로 결정했으며, 같은 시간 벧엘교회 목회협력위(SPRC)는 레이 목사를 CEO 겸 대표 설교자로 임명했다.
이 같은 갈등의 배경에는 교단의 성소수자(LGBTQ) 수용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동성애자 목사안수와 동성결혼 집례 등을 놓고 갈등을 겪어온 UMC는 지난해 ‘분리를 통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에 합의하고 신앙노선에 따라 결별의 길을 밟기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보수적 전통주의자들은 ‘글로벌 감리교회’(GMC)를 설립해 분리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마운트 벧엘교회는 2016년 동성애자 성가대 지휘자에게 사임 압력을 가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레이 목사는 동성애에 강력 반대하는 교단 내 보수 목회자 그룹인 ‘웨슬리 언약협의회’ 소속이다. 당초 지난해 총회에서 교단 분리를 결정하려 했으나 팬데믹으로 총회는 2022년으로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 진보적 감독들이 파송권을 이용해 보수적 입장을 보이는 UMC 소속 담임목사들을 교단 내 대형교회에서 다른 곳으로 재파송하려 한다는 의심에 제기되고 있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