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에 한인 차관보가 발탁됐다. 주인공은 바로 LA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 김(61·한국명 김성용) 인도네시아 대사다.
국무부는 21일 웹사이트를 통해 성 김 대사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맡는다고 밝혔다.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국무부에서 중국과 한국, 일본 실무를 책임지는 가장 높은 자리로 핵심 요직이다.
북한 전문가이자 국무부 내 대표적인 ‘한국통’인 성 김 대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핵심 인사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차관보에 정식 임명되려면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차관보는 그동안 연방 정부에서 한인이 맡아온 최고위직이다. 오바마 정부 때 한인 고경주·홍주 형제가 각각 연방 보건부 차관보와 국무부 차관보급 법률고문을 지냈고, 리아 서 전 내무부 차관보도 오바마 때 발탁됐었다. 이 이전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고 전신애 차관보가 연방 노동부, 고 강영우 차관보가 백악관에서 활약했다.
서울 태생의 성 김 대사는 1970년대 중반 부친을 따라 미국에 이민온 뒤 아이비리그 명문대인 펜실베니아대(유펜)을 나와 로욜라 로스쿨과 런던 정경대(LSE)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LA 카운티 검찰에서 검사로서 공직생활을 시작, 남가주에서 활동했던 김 대사는 이후 국무부에 투신, 직업 외교관의 길을 걸으며 오바마 정부 당시인 지난 2011년 11월 주한 미국대사에 임명돼 모국에 부임했다.
당시 성 김 대사는 1882년 한미 수교 이래 한국에 부임한 최초의 한국계 미국대사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직인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거쳐 필리핀 대사와 인도네시아 대사를 역임한 뒤 이번에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무부 요직으로 돌아왔다.
김 대사는 2006년 국무부 한국과장을 거쳐 2008년 6자회담 수석대표 겸 대북특사로 발탁돼 북한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현장을 지켜보기도 했고,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당시 싱가포르 현지에서 최선희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과 합의문을 조율하기도 하는 등 미국 외교가에서 최고의 북한 전문가로 통한다.
또 2018년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는 북한 리용호 외무상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하는 등 미북 대화에 깊이 관여해왔다.
한편 바이든 정부의 국무부를 이끌 토니 블링컨 장관, 웬디 셔먼 부장관 지명자도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이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