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케빈 나(38)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5승을 달성했다.
케빈 나는 17일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7천44야드)에서 열린 소니오픈(총상금 66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59타를 기록한 케빈 나는 크리스 커크(미국), 호아킨 니만(칠레·이상 20언더파 260타)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18만 8천달러다.
케빈 나는 2019년 10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이후 1년 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 PGA 투어 통산 5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2017-2018시즌이던 2018년 7월 밀리터리 트리뷰트부터 네 시즌 연속 1승씩을 쌓았다.
케빈 나는 브렌던 스틸(미국)에게 두 타 뒤진 공동 2위로 이날 4라운드를 시작해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전반까지는 스틸의 선두 수성 분위기였다.
케빈 나가 2번 홀(파4) 4.5m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한 타 차로 압박했으나 스틸은 7번 홀(파3) 버디로 다시 두 타 차를 만든 뒤 9번 홀(파5) 이글로 기세를 올렸다. 케빈 나도 같은 홀에서 버디를 낚아 세 타 차로 스틸을 뒤쫓았다.
10번 홀(파4) 스틸이 첫 보기를 적어냈지만, 케빈 나도 12번 홀(파4) 3퍼트 보기를 써내 여전히 세 타 차가 이어졌다.
한때 공동 2위에서도 밀렸던 케빈 나는 13번 홀(파4) 버디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어 14번 홀(파4)에서 스틸이 어프로치샷 실수로 보기를 적어낸 사이 케빈 나는 버디를 추가하며 4명의 공동 선두에 합류했고, 15번 홀(파5)에서도 한 타를 더 줄여 순식간에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두 조 앞의 커크가 마지막 18번 홀(파5) 버디로 20언더파 공동 선두를 만들며 먼저 경기를 마친 가운데 케빈 나는 18번 홀 세 번째 샷을 50㎝가량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우승 뒤 방송 인터뷰에서 18년의 투어 경험을 역전 우승 원동력으로 꼽은 케빈 나는 한국어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우승해서 기쁘고, 언젠가 또 한국에서 뵙겠다"며 한국 팬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주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해리스 잉글리시(미국)에게 연장전에서 졌던 니만은 마지막 홀 버디에 힘입어 이번 주에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이 대회 연장전에서 캐머런 스미스(호주)에게 패했던 스틸은 최종 라운드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웨브 심프슨(미국), 마크 리슈먼(호주)과 공동 4위(19언더파 261타)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엔 이경훈(30)이 15언더파 265타, 공동 19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경훈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쓸어 담고 보기 1개를 묶어 6타를 줄이며 순위를 20계단 끌어 올렸다.
김시우(26)는 공동 25위(14언더파 266타), 임성재(23)는 공동 56위(9언더파 271타)에 자리했다.
최경주(51)는 71위(5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하와이에서 2개 대회를 치른 PGA 투어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서 개막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로 이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