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자가 격리 중인 김하성은 6일 샌디에이고 구단이 마련한 비대면 줌 인터뷰를 했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뒤 첫 인터뷰였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하이 에브리원, 아임 하성김”이라고 영어로 첫인사를 건넨 김하성은 “샌디에이고는 2021년 우승을 노리는 팀이고, 팬도 상당히 많다고 들었다. 샌디에이고에서 뛰게 돼 영광이다”라고 ‘공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에릭 호스머, 제이크 크로넨워스 등 정말 뛰어난 선수와 함께 훈련하고 경기하면서 나도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기쁘다”라고 이제 동료가 된 ‘빅리그 정상급’인 샌디에이고 내야수들의 이름도 언급했다.
김하성은 1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SD) 파드리스와 계약기간 4+1년에 최대 3천900만달러(약 424억3천만원)를 받는 조건에 계약 완료했다.
그는 4년간 2천800만달러를 보장받고, 타석 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40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4년 계약이 끝난 뒤 2025년 샌디에이고 구단과 김하성이 상호 옵션을 행사하면 계약 규모는 3천900만달러로 올라간다.
2일 샌디에이고 가방을 가지고 귀국한 그는 2주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 숙소 밖으로 발을 내디딜 수는 없지만, 온라인을 통한 인터뷰는 가능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구단의 온라인 인터뷰 요청에 흔쾌하게 응했고, 미국 현지 취재진과 한국 취재진 50여명이 온라인 인터뷰에 참여했다.
미국 현지 취재진이 주로 던진 화두는 ‘2루수’였다.
KBO리그에서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갔던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는 2루수로 출전하거나,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뛸 가능성이 크다. 타티스 주니어(유격수)와 마차도(3루수)는 빅리그 최정상급 선수다.
크로넨워스와 2루수 경쟁을 하며, 팀 상황에 따라 김하성이 외야수로 출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하성은 “어릴 때부터 내야수로 뛰었다. 내야 어느 포지션이든 자신 있다”면서도 팀 상황을 살핀 뒤 “이제는 2루수가 내 베스트 포지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팀이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선수는 따라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외야수로는 한 번도 뛴 적이 없다. 팀이 정말 급한 상황이면 외야수로도 뛰어야겠지만, 내야에서 플레이하는 게 팀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내야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하성이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면, 더 큰 꿈을 꿀 수 있다.
그는 “샌디에이고가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는 게 가장 매력적이었다. 2021시즌에 샌디에이고가 우승하는 데 공헌하고 싶다”며 “내가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신인왕을 타면 좋겠다”고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2014년 히어로즈에 입단한 김하성은 프로 첫해에 1군 무대에 진입했고, 2015년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 주전 유격수로 도약했다.
김하성은 부상 없이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며 타율 0.294, 133홈런, 575타점을 올렸다.
올해에는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 23도루로 맹활약했다.
20대 중반의 ‘경험 많은 내야수’ 김하성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 진출을 노린다는 소식에 여러 미국 구단이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유격수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 3루수 매니 마차도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내야진을 갖춘 샌디에이고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김하성 영입에 성공했다.
‘첫 공식 인터뷰’를 마친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이제 ‘빅리그 무대’를 겨냥한다.
김하성이 빅리그 데뷔전을 치르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한국인 타자’는 9명으로 늘어난다.
김하성에 앞서서 KBO리그를 경험하고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타자는 강정호, 박병호, 이대호, 김현수, 황재균 등 5명이다.
김하성이 ‘2021년 목표’로 정한 팀 우승과 신인왕을 모두 달성하면 코리안 메이저리거 역사가 바뀐다.
한국인 중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린 선수는 ‘투수’ 김병현뿐이다. 빅리그에서 신인왕을 차지한 한국 선수는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