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아이 원트…', 빌보드·오피셜 차트 동시 1위한 첫 캐럴
캐리 "캐럴 발표한 것은 일종의 '사고'…성공 매우 놀라워"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가 대표 캐럴인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이하 크리스마스)로 영·미 팝 차트를 잇달아 석권하며 '성탄 연금'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빌보드는 14일 예고 기사를 통해 이 곡이 이번 주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는 지난달 이 차트에 29위로 재진입했다. 이후 연말이 다가오며 14위, 2위로 점차 순위가 오르다가 크리스마스를 한 주 앞두고 정상을 밟게 됐다.
앞서 11일 '크리스마스'는 빌보드와 함께 세계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1994년 발매된 지 26년 만으로, 캐럴이 빌보드와 오피셜 차트를 동시에 석권하는 것은 이 곡이 처음이다.
'크리스마스'는 캐리의 첫 번째 캐럴 앨범인 '메리 크리스마스'의 리드 싱글이다. 차임벨과 신시사이저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사운드와 '크리스마스에 필요한 건 당신'이라는 낭만적인 가사가 어우러져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연말이면 전 세계 음악 차트를 역주행해 캐리의 '성탄 연금' 같은 노래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있다.
발매 후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약 41억 명의 라디오 청취자에게 노출됐으며 10억 번의 스트리밍, 370만 건의 음원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5년 만에 '핫 100' 정상에 등극해 3주간 자리를 유지했다. 크리스마스 관련 곡이 이 차트 1위에 오른 건 60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번에 다시 정상을 밟게 되면서 이 곡은 1958년 더 칩멍크스와 데이비드 세빌이 발표한 '더 칩멍크 송'과 함께 1위 자리를 가장 오래 유지한 크리스마스 곡이 됐다.
캐리는 이날 트위터로 "정말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라면서 "이 곡의 성공이 지속되는 데에 영원토록 감사하다"라고 감격했다.
그러나 캐리가 캐럴로 이렇게까지 큰 성공을 거두리라고 예상한 이는 별로 없었다.
발매 당시 그는 3집 '뮤직 박스'의 히트로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었고 그 시점에서 캐럴 앨범을 내는 것은 가수로서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우려마저 나왔다.
미국에서 수십 년간 사랑받은 쟁쟁한 고전 캐럴 사이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캐럴이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캐리는 이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의 인터뷰에서 "캐럴 앨범을 낸 것은 일종의 '사고'였다"며 "당시 레이블은 내게 크리스마스 앨범을 내야 한다고 했지만 난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크리스마스'는 내가 만든 첫 캐럴이고, 그것이 성공한 것은 매우 놀라운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곡이 장기흥행할 수 있던 배경에는 플랫폼, 장르, 세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버전과 라이브 공연을 통해 이 노래를 밀어붙였던 캐리의 노력이 있었다.
2011년에는 저스틴 비버와 듀엣으로 이 곡을 불러 10대 사이에서 인기를 높였고,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서 여러 차례 무대를 꾸며 전 세대에 노래를 노출했다.
켈리 클라크슨, 뉴 호프 클럽, 마이클 부블레 등 여러 아티스트가 이 곡을 리메이크하고 '러브 액츄얼리' 등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도 이 곡을 부르는 장면이 나오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LAT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호소력과 오래되고 익숙한 것으로 되돌아가는 매력적인 감각을 갖췄다"고 노래 자체를 높이 평가하면서 "캐리에게 제2의 커리어를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주 빌보드 핫 100은 '크리스마스'뿐만 아니라 여러 캐럴이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브렌다 리 '로킨 어라운드 더 크리스마스 트리'(3위), 바비 헬름스 '징글벨 록'(5위), 앤디 윌리엄스 '이츠 더 모스트 원더풀 타임 오브 더 이어'(6위) 등 캐럴 다섯 곡이 '톱 10'에 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