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감각에 물이 잔뜩 오른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자신의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골(21골) 경신을 향해 매서운 질주를 이어간다.
손흥민은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5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로열 앤트워프(벨기에)와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J조 6차전 최종전을 치른다.
토트넘은 5차전까지 승점 10(3승 1무 1패)을 기록, 앤트워프(승점 12)에 밀려 조 2위에 랭크됐지만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2위를 차지해 이미 32강 진출을 확정했다.
최종전에서 토트넘이 패하고, 3위인 LASK 린츠(오스트리아·승점 7)가 승리하면 두 팀의 승점이 같아진다. 하지만 토트넘이 상대 전적에서 린츠를 1승 1무로 앞선 상태라 최종전 결과는 순위 선정에 영향이 없다.
이 때문에 앤트워프전을 기다리는 국내 팬들의 관심은 손흥민의 연속골 행진에 쏠린다.
지난 4일 린츠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4차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7일 치러진 2020-2021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서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사흘의 휴식 시간을 얻은 손흥민은 11일 홈 경기장에서 앤트워프를 상대로 3경기 연속골을 노린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득점력은 말 그대로 ‘크레이지 모드’다.
정규리그 11경기 동안 10골을 쏟아내 EPL 득점 2위를 달리는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예선 1골(2경기),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2골(4경기)을 포함해 17경기에서 13골을 몰아쳤다. 경기당 평균 0.76골의 엄청난 득점력이다.
손흥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이 평소보다 늦은 9월에야 개막하고, 유로파리그까지 함께 치르는 빡빡한 일정 속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2경기(유로파리그 예선 1경기·EFL컵 1경기)를 빠지는 악조건에서도 뛰어난 결정력을 자랑하고 있다.
손흥민은 자신의 특기인 몰아치기 득점도 보여줬다. 그는 정규리그 4~5라운드에서 3경기 연속골(4골)을 터트렸고, 그사이에 치른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1경기를 포함해 4경기 연속골(5골)을 넣었다.
이렇듯 2020-2021시즌 손흥민의 득점 상황은 놀랍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13골을 넣으면서 2016-17시즌 21골·2017-2018시즌 18골·2018-2019시즌 20골·2019-2020시즌 18골에 이어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이어갔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까지 합치면 유럽 무대에서 11시즌을 뛰는 동안 8시즌이나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해 ‘월드 클래스’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그중 한 시즌 ‘20골 고지’를 밟은 것도 두 차례다.
손흥민이 유럽 무대에서 한 시즌 가장 많은 득점을 거둔 것은 2016-2017시즌 21골(47경기)이다.
당시 손흥민은 초반 17경기를 치르면서 17경기(정규리그 11경기 5골·UEFA 챔피언스리그 6경기 1골)에서 6골을 넣었고, 이후 FA컵에서 6골, EPL에서 9골을 보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인 21골을 완성했다.
4년 전과 비교하면 이번 시즌 17경기에서 13골을 몰아친 손흥민의 득점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지금의 페이스만 따지면 손흥민은 4년 전 치른 47경기를 기준으로 최대 36골까지 넣을 수 있다는 산술적인 계산이 나온다.
다만 손흥민에게 부상은 피해야 할 최고의 장애물이다.
이미 지난 9월 손흥민의 햄스트링 부상을 지켜본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 역시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신경 쓰고 있다.
이 때문에 EPL 선두인 토트넘은 13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정규리그 12라운드 원정에 나서는 만큼 이번 앤트워프전에서는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