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을 이겨낸 손흥민(토트넘)이 정규리그 9호골을 터뜨리고 득점 랭킹 단독 선두로 나섰다.
손흥민은 21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 9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홈 경기에서 전반 5분 만에 선제 결승골을 꽂아 토트넘의 2-0 승리에 앞장섰다.
이 골로 손흥민은 시즌 득점 수를 9골로 늘려 EPL 득점 랭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공동 2위(8골)인 도미닉 칼버르-르윈(에버턴),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를 1골 차로 앞서 나갔다.
스카이스포츠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1차례 유효 슈팅 가운데 9골을 몰아치는 정교함을 과시했다. 손흥민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까지 올 시즌 공식전에서 시즌 11골(5도움)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번리전 득점 이후 손흥민이 한 달여 만에 넣은 골이기도 하다. 번리전 이후 손흥민은 EPL과 유로파리그를 포함해 총 4경기에서 골 맛을 보지 못했다.
특히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맨시티를 상대로 개인 통산 6골을 몰아치며 ‘맨시티 킬러’임을 증명했다. 손흥민은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 2차전에서 도합 3골을 넣어 토트넘의 결승 진출을 끌어낸 것을 포함해, 맨시티를 상대로 최근 공식전 5경기에서 5골을 기록 중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를 상대로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제이미 바디(9골·레스터 시티) 한 명뿐이다. 맨시티는 사우샘프턴(10실점·잉글랜드), 도르트문트(9실점·독일)에 이어 손흥민에게 3번째로 많이 실점한 팀이다.
무엇보다, 지난 A매치 기간 대표팀에 소집돼 오스트리아 원정 2연전을 소화한 그는 대표팀 내 코로나19 확산을 가까스로 피하고 소속팀으로 복귀한 뒤 가진 첫 경기에서 ‘무사히’ 골을 넣어 팬과 한국 축구계를 크게 안도하게 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5분 만에 전광석화 같은 상대 뒷공간 침투로 골망을 흔들었다. 탕귀 은돔벨레가 수비라인을 넘기는 로빙 패스를 넘겨주자 손흥민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한 번 드리블한 뒤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왼발 땅볼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첫 번째 슈팅 기회를 시원하게 골로 연결한 손흥민은 후반 13분 ‘콤비’인 해리 케인을 위한 도움도 하나 기록할 뻔했다. 스테번 베르흐베인이 왼쪽에서 넘겨준 공을 오른쪽의 손흥민이 문전으로 질주하던 케인을 겨냥한 패스로 연결했지만, 케인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20분 지오바니 로셀소의 추가골 상황에서 손흥민은 득점을 간접적으로 도왔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오른쪽으로 파고들면서 왼쪽에 빈 곳이 생겼고, 여기를 파고든 로셀소가 케인의 패스를 받아 골지역 왼쪽에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케인은 리그에서 시즌 9호 도움을 올려 이 부문 단독 선두를 더욱 굳혔다. 2위 잭 그릴리시(5개·애스턴 빌라)와 격차를 4개로 벌렸다.
이날 승리로 6승 2무 1패가 된 토트넘은 승점 20점을 쌓아 22일 승리를 거둔 리버풀과 함께 EPL 공동선두로 뛰어올랐다. 토트넘은 리그 4연승, 8경기 무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매년 우승 후보로 꼽혀온 ‘강호’이지만, 올 시즌 초반 크게 부진한 맨시티는 3승 3무 2패, 승점 12점으로 중위권인 11위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