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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장애·가족비극 역경 딛고… 3수만에 대권

미국뉴스 | 정치 | 2020-11-09 10:10:41

바이든,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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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최연소 의원에서 78세 최고령 대통령으로

사고로 첫 아내·딸 잃고 장남은 뇌종양 사망

비극적 인생사 통해 성숙한‘공감의 지도자’

 

‘미국의 최고 치유자(Healer in Chief)를 지향한다.’

CNN방송은 6월 민주당 대선후보로 한창 유세 중이던 조 바이든을 이렇게 묘사했다. 말더듬 장애와 첫 아내와 딸, 장남이 먼저 세상을 뜬 인생살이가 누구보다 더 고통스러웠을 그에게 바치는 헌사다. 좌절과 역경을 치유와 공감으로 승화시킨 그가 마침내 꿈을 이뤘다. 11·3 대선 개표 나흘 만인 지난 7일 미국 46대 대통령, 올해 78세로역대 최고령 당선인에 오른 바이든의 삶은 파란만장 그 자체다. 이른바‘흙수저’ 출신에 세상이 장애라 부르는 증상까지 겪었다. 최연소 상원의원 당선 직후엔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아들마저 먼저 떠나보냈다. 반세기 공직생활을 토대로 더 높은 자리로 나아갔지만 잦은 말실수와 카리스마 부재로 주춤했다. 영광과 좌절, 성공과 실패, 희열과 비극이 어우러진 삶의 굴곡이 아이러니하게도 오늘의 바이든을 만들었다.‘공감과 치유’, 미국이 바이든에게 바라는 세상이자 일궈나갈 가치다.

 

■최연소 상원의원

바이든 당선인은 1942년 11월20일 펜실베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조셉 바이든 시니어의 3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로, 잇따라 사업에 실패한 부친이 중고차 판매상을 시작하면서 10세 때 델라웨어주 윌밍턴으로 이주했다.

어린 시절 말더듬증이 심했던 바이든은 자서전 ‘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별명을 ‘조 임페디멘타’라고 소개하고 있다. 임페디멘타는 장애를 뜻하는 라틴어다.

각고의 노력으로 그는 델라웨어대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이어 첫 번째 아내가 된 닐리아와 함께 하기 위해 시라큐스대 로스쿨에 진학했다. 학위를 마친 후 델라웨어로 돌아온 바이든은 1969년 변호사가 됐다.

바이든은 1972년 연방 상원의원 당선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만 30세 생일을 몇 주 앞두고 델라웨어 현역 의원이자 공화당 거물인 케이럽 보그스를 1%포인트 차이로 누른 것이다.

 

■가족을 잃은 비극

학부 졸업 후 비교적 이른 나이에 닐리아 헌터와 결혼했던 바이든은 슬하에 보 바이든, 헌터 바이든, 나오미 바이든 등 2남 1녀를 뒀다. 그러나 아픔도 끊이지 않았다. 최연소 상원의원이 된 극적인 승리 한 달 만에 부인 닐리아와 13개월 된 딸 나오미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함께 사고를 당한 아들 보와 헌터도 부상을 입었다.

절망에 빠져 상원의원을 포기하려 했던 바이든은 민주당 지도부의 만류로 이듬해인 1973년 두 아들의 병실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임기를 시작했다. 두 아들의 양육을 위해 델라웨어 자택에서 워싱턴 DC까지 90분 이상 앰트랙 기차로 출퇴근한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이후 1977년 교사였던 질 트레이시 제이컵스와 재혼해 둘 사이에서 낳은 자녀로는 딸 애슐리 바이든이 있다. 애슐리는 소셜워커로 알려져 있다.

장남 보 바이든은 아버지의 가장 큰 자랑이었다. 2003년 육군에 입대했고, 이라크 전쟁에서 기록한 공적을 인정받아 레이먼드 오디에어노 육군 대장으로부터 훈공장, 동성 훈장을 받은 바 있다. 이어 보 바이든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치에 입문해 2006년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에 당선돼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법무장관을 역임했다. 하지만 보 바이든은 2013년 뇌종양 진단을 받아 투병 생활을 해오다 2015년 5월30일 향년 46세를 일기로 숨졌다. 차남 헌터 바이든은 변호사와 로비스트로 활동 중인데, 도덕적·금전적 논란이 많아 아버지 바이든에게 아킬레스건이다.

1988년엔 뇌동맥류 파열로 자신이 큰 수술을 받았다. 정치경력은 탄탄대로였지만 가족사는 비극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친근한 이미지를 잃지 않고 치유자 이미지를 더한 그의 삶의 궤적은 국민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 “내 꿈은 대통령” 삼수 끝에 달성

그는 내리 6선에 성공하며 36년간 민주당 연방상원의원으로 활동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2009~2017년) 재임 8년간 부통령으로 재직한 뒤 2020년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된다.

바이든이 언제부터 대통령을 목표로 삼았는지 알려주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첫 아내인 인 닐리아를 처음 만난 대학교 3학년 때 닐리아의 어머니가 바이든에게 물었다. “자네는 무얼로 생계를 꾸릴 계획인가.” 대학생 바이든의 대답은 이랬다.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바이든은 세 번 도전 끝에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최연소로 경선에 나선 1988년엔 연설 표절 시비로 중도 하차했다. 2008년에는 오바마 돌풍에 밀려 중도에 사퇴했다. 부통령 재임 시절 오바마 대통령을 이을 가장 강력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됐으나 아들 보를 떠나보낸 이듬해 열린 2016년 대선엔 아예 출마하지 않았다.

바이든은 착실히 꿈을 위한 준비를 했다. 36년 의정 기간 법사위원회와 외교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모두 공격을 받는 실용적 중도를 유지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념에 집착하지 않는 그의 성향 덕분에 대선 후보가 됐다는 게 중론이다.

그의 약점이 부각되기도 한다. 가끔 튀어나오는 말실수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발목을 잡기도 했다. 예컨대 자신을 대통령 선거가 아니라 상원의원 선거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하거나, 부인과 동생을 순간적으로 헷갈리기도 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약점은 오히려 친근하고 다정하다는 이미지를 구축해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흙수저·장애·가족비극 역경 딛고… 3수만에 대권
<왼쪽부터> 1970년대 초반 조 바이든과 여동생 밸러리 바이든 오언스. <바이든 선대위> 2007년 연방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의 조 바이든 당선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7일 대선 승리연설을 한 뒤 손자를 안고 있는 바이든 당선인.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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