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어머니는 나를 임신하고 출산했을 때 어땠을까?"
1979년 2월 2일 미국 미네소타에 입양돼 양부모의 보살핌 아래 성장하고 지금은 산부인과 전문의가 된 한인 사만다 페스(한국명 강금주·42) 씨는 임신한 여성을 진찰하고, 출산을 도우면서 가끔 자신의 친모를 상상하곤 했다.
"과연 친어머니는 가족이나 친아버지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을까?", "나는 첫 아이였을까?", "친어머니는 나를 입양 의뢰한 결정을 후회하며 지내지는 않았을까?" 등이다.
페스 씨는 많은 산모를 진찰하면서 이런 생각들을 했고, 친부모를 꼭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1일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그가 보낸 사연에 따르면, 그는 1978년 9월 5일 경남 진주시 소재 맹 조산소에서 태어났다.
입양 기록에는 친어머니가 당시 '40대', 성은 '강 씨'였다는 사실밖에 없다. 입양기관인 동방사회복지회에서 어머니의 성을 따 '강금주'라는 이름을 지어줬을 것이라는 추정만 할 뿐이다.
친어머니는 그를 조산소에 두고 떠났고, 입양기관에 인계돼 위탁가정에서 지내다 5개월 될 무렵인 이듬해 태평양을 건넜다.
"먼저 한국에서 입양된 언니와 함께 살았어요. 양부모님은 근면 성실하고 엄격했죠. 특히 우리가 독립적인 여성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줬습니다."
양아버지는 6년 전 81세 당시 세상을 떠났고, 양어머니는 현재 폐암 4기로 병원에서 임종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페스 씨는 양어머니마저 별세할 것이라는 슬픔에 친부모를 찾아야 한다는 간절함이 깊어졌다고 했다. 그는 2012년 뿌리 찾기를 처음 시도했다가 단서도 찾지 못한 채 그만두기도 했었다.
그는 "당시 친어머니가 내린 입양 결정에 지금은 어떠한 원망도 없다"면서 "친어머니에게 아주 궁금하고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다"고 말했다.
"누구를 닮았고, 친부모는 어떤 성격이며 나는 어떤 특징을 물려받았을까. 또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할까. 궁금한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페스 씨는 "가족 찾는 것을 늦게 시작해 만나지 못할까 두렵다"며 "그러나 친부모가 건강이나 다른 환경적인 문제로 알고도 만날 수 없다고 해도 그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