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이저리그(MLB) 왕중왕을 가리는 포스트시즌이 29일 시작된 가운데, 한국 야구의 ‘원투펀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30일 동반 출격해 ‘가을의 전설’을 쓴다.
류현진이 속한 토론토는 29일 오후 1시(이하 LA시간)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0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을 벌인다.
3전 2승제로 2번만 승리하면 끝나는 이번 시리즈에서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고심 끝에 에이스 류현진을 2차전 선발로 돌렸다. 1차전에는 맷 슈메이커가 2018년 AL 사이영상에 빛나는 블레이크 스넬(탬파베이)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토론토는 마지막 8번 시드 자격으로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다. 반면 탬파베이는 AL 승률 1위(0.661)로 1번 시드를 따냈다.
류현진을 2차전 선발로 배정한 것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탬파베이를 꺾으려면 정면 승부보다는 변칙적인 승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류현진이 등판하지 않지만 1차전 결과가 곧바로 류현진의 2차전 등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한국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4년 8,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통해 LA 다저스에서 토론토로 옮긴 류현진은 강타자들이 즐비한 AL 동부지구에서 5승 2패, 평균자책 2.69로 변함없는 ‘괴물투’를 이어갔다. 지난 25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치며 팀의 포스트시즌 출전을 확정한 류현진이 ‘가을야구’에서도 기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고교 선후배 투타 맞대결이 포스트시즌에서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탬파베이에서 뛰는 한국인 타자 최지만(29)은 류현진의 인천 동산고 후배다. 지난 13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주루 도중 왼쪽 햄스트링을 다친 최지만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최근 훈련에 복귀했다.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 ‘가을야구’의 문을 연다. 내셔널리그(NL) 5번 시드의 세인트루이스는 4번 시드 샌디에고 파드레이스와 30일부터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시작, 1차전이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다.
시즌 개막을 마무리투수로 시작했던 김광현은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의 빼어난 투구를 앞세워 포스트시즌 1선발로 낙점받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공교롭게도 샌디에고는 김광현이 과거 입단할 뻔했던 팀이기도 하다. 샌디에이고는 2014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김광현과 단독 교섭권을 따냈으나 연평균 보장액 100만 달러 수준의 낮은 연봉을 제시해 입단이 무산됐다. 당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김광현은 샌디에고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예년보다 6팀 늘어난 16개 팀이 참가하는 올해 포스트시즌은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승제)-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챔피언십시리즈-월드시리즈(이상 7전 4승제) 순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