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영국 신생아 이름 중 캐런 역대 최저 집계
'점장 데려와' 요구하는 백인여성 관련 '캐런 밈' 확산과 연관
엡스타인 미성년 성매매 사건 연루 앤드루 왕자 때문에 '앤드루'도 기피
온라인에서 '무개념' 백인 여성을 조롱할 때 쓰이는 이름이 실제 영국 신생아들 사이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26일 보도했다.
영국 통계청(ONS)이 이날 발표한 '2019년 잉글랜드·웨일스 아기 이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캐런'(Karen)이라는 이름을 가진 신생아는 단 14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영미권에서 이 이름을 활용한 온라인 밈(meme·유행 요소를 응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이 확산하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캐런은 어딜 가나 특혜를 요구하며 말썽을 일으키는 백인 중산층 여성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
주로 매점에서 '점장을 데려와라'고 요구하고, 감염병 백신이 효과가 없다고 믿으며, 노골적인 인종차별적 언행을 일삼는 여성을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선 캐런이라는 이름의 인기가 줄어들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ONS 집계에 따르면 1996년에만 해도 이름이 캐런인 신생아는 76명에 달했고, 2006년에도 43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2015년에는 23명으로 급격히 줄어든 후 매해 18명, 16명, 21명으로 집계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통계 당국은 부모가 아기 이름을 지을 때 이처럼 대중문화가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앤드루'라는 이름의 신생아가 재작년의 284명에서 222명으로 급감한 것도 이런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영국 앤드루 왕자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미국에서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