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어기고 파티가 열린 페루 클럽에서 경찰 단속을 피해 한꺼번에 달아나려던 사람들이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페루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께 경찰이 수도 리마의 로스올리보스 지역에 있는 나이트클럽의 불법 파티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1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이들을 구조하려던 경찰 3명도 부상했다.
사고 발생 당시 경찰은 이곳에서 방역 규정을 위반한 파티가 열리고 있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태였다.
페루에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술집과 나이트클럽의 영업이 중단됐고, 가족 모임을 비롯해 여럿이 모이는 행사도 금지됐다. 단속 시점은 오후 10시부터인 야간 통행금지도 한 시간 앞둔 시간이었다.
2층 클럽 안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던 120명가량의 남녀는 경찰이 출동하자 단속을 피하기 위해 유일한 출구를 통해 클럽 밖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계단 끝에 안으로 열리는 철문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문을 열지 못하고 계단에 많은 사람이 갇히면서 깔리거나 질식해 숨진 사람이 나온 것이다.
경찰은 사상자들이 젊은 남녀라며, 신원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클럽에 있던 23명을 체포했다.
일부 현지 언론에서는 당시 경찰이 최루탄과 무기를 사용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경찰은 이를 부인했다.
페루 경찰청의 오를란도 벨라스코는 현지매체인 RPP에 "20∼30명쯤 있을 줄 알고 출동했는데 가보니 좁은 장소에 100명 이상이 있었다"며 "서로 먼저 나가려고 한꺼번에 몰렸다"고 전했다.
남미 페루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58만5천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2만7천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7월 이후 엄격했던 봉쇄를 점차 완화해왔던 페루는 최근 다시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일요일 통행금지를 되살리는 등 봉쇄를 다시 강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