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개회된 2020 민주당 전당대회가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20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로 나흘 간의 일정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에 앞서 대회 사흘째인 19일에는 카말라 해리스 연방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돼 11월 대선 승리의 염원을 담은 바이든-해리스 후보 체제를 공식 출범시켰다.
민주당은 이날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를 지명한 의미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세의 고삐도 더욱 조였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비판을 삼가는 전직 대통령의 관례를 깨고 융단 폭격을 가했다.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민주당의 결기라는 평가가 나왔다.
해리스 의원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수락연설에서 “우리는 변곡점에 놓여 있다”면서 “트럼프의 리더십 실패가 생명과 생계를 희생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어머니는 자랑스럽고 강인한 흑인 여성으로 우리 자매를 키웠고 인도 유산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갖게 했다”면서 “외모와 출신지에 상관 없이 모두가 환영받는 사랑스러운 공동체를 만드는 데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과 백인 중심주의와 각을 세우면서 인종 다양성의 대변자를 자임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거친 초선 상원의원인 해리스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첫 여성 부통령이란 역사적 기록을 갖게 된다. 특히 55세인 해리스 의원은 77세 고령인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재선 도전이 쉽지 않은 만큼 4년 뒤엔 대권 도전 가능성이 높다. 이날 부통령 지명은 민주당의 미래 리더를 낙점하는 의미도 담긴 것이다.
이날 전대 행사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19분간 진행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생중계 연설이었다. 자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공격에도 현직 대통령 비판을 삼가는 관례를 따랐던 그였지만 이날만큼은 “미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절박한 호소로 트럼프 대통령을 맹폭했다.
연설 장소로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미국독립혁명박물관 내 헌법으로 벽면이 장식된 방을 선택한 것도 상징적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가 대통령직의 무게를 느끼고 민주주의에 대한 경외를 발견할지 모른다고 기대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면서 “트럼프는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취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17만명이 죽고 일자리 수백만개가 사라졌으며 자랑스러운 세계적 평판이 손상됐다”며 코로나19 사태의 참상을 조목조목 비판하기도 했다.
전대 연설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04년 존 케리 당시 후보를 추대하는 연사로 나와 전국구 스타가 됐고 4년 뒤 백악관으로 직행했기 때문이다.


















